이재명 “국민의힘은 ‘국민의 힘’ 돼야” vs 정진석 “서명전은 어거지 퍼포먼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4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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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특검’ 서명운동 놓고 충돌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5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진우 스님 취임 법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은 14일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국정조사 및 특검 추진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 대표) 이재명 살리기를 위한 어거지(억지) 퍼포먼스”라고 공세를 펼쳤다. 반면 민주당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진정으로 국민의 힘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이 대표는 이날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해 “온 국민이 분노하고 슬픔에 빠져 있지만 이 사건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책임지는 사람은 오로지 일선 공무원들, 현장의 국민들”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히려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사건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관련 책임자들의 형사적 책임을 엄중하게 묻기 위해서 반드시 셀프 수사가 아닌 특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국민적 관심이 높고 국민들로서도 참사의 원인과 진상을 반드시 알아야 하기 때문에 국정조사가 신속하게 시행돼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말로만 국민의 힘이라고 하지 말고 진정 국민의 힘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또한 이 대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이 장관의 ‘폼 나게’ 발언은 듣기 민망한 정도를 넘어 국민들로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망언”이라며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현장 앞에서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게 참으로 놀랍다. 즉각 파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1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망언을 또 내뱉은 이 장관은 이미 파면됐어야 하고 수사를 받아야할 사람이다. 이미 국민적 지탄과 심판의 대상”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참사의 책임자를 계속 두둔하고 보호하려 한다면 이 장관을 포함한 내각에 엄중한 책임을 묻기 위한 방안을 적극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범국민 서명운동은 진상 규명이라는 국회 책무를 저버린 여당과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한 정부에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기 위한 정당한 정당 활동”이라며 “민주당은 원내 제1당으로서 결코 국회를 포기하지 않겠다. 국회에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를 꼭 관철해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 마련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이 이태원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 관철을 명목으로 장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며 “민주당의 장외 서명전은 이재명 살리기를 위한 어거지 퍼포먼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국정조사와 특검 그 이상의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대 야당이 거리로 나선 이유가 무엇이냐”며 “대장동의 검은 돈이 이 대표의 최측근들에게 유입됐다. 당 대표의 사법 처리를 막겠다고 제1야당 전체가 장외 투쟁에 나선 것”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세번째)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의 역대 큰 지도자들 가운데 감옥에 안 가겠다고 당 전체를 자신과 꽁꽁 묶어서 버틴 사람이 누가 있었느냐. 민주당의 유구한 역사에서 처음 보는 황당한 광경”이라며 “이제 민주당이 이재명과 함께 자멸할 것이냐 국민정당의 길을 갈 것이냐,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지난 9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우리 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24일 본회의에서 일방적으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의결하겠다고 했는데 11일부터는 국정조사 서명운동을 하겠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계획서를 일방적으로 통과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외에서 서명을 받는 것은 오로지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를 감추고, 시선을 돌리고 물타기 하기 위한 이재명 구하기라는 것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며 “대장동 ‘그분’의 의혹에 더해서 대북 송금 스캔들의 핵심이라는 의혹을 막기 위해 민주당 전체가 동원돼 역대 볼 수 없는 이상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를 장악한 사람들이 국회를 박차고 나가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은 우리 국회사와 민주당사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며 “오로지 대표 구하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행태를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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