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길 마네킹 세운 日 “이태원 군중눈사태” 아날로그식 분석방송 눈길

  • 뉴스1
  • 입력 2022년 11월 1일 1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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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ANN 방송사 유튜브 갈무리)
(일본 ANN 방송사 유튜브 갈무리)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핼러윈데이 참사와 관련해 일본의 한 방송사가 아날로그 방식으로 당시 사고 현장을 재현해 화제다.

지난달 31일 일본 ANN 방송사는 ‘재해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154명의 사상자 ’군중 눈사태‘ 현장 재현’이라는 제목의 보도로 이태원 참사를 다뤘다.

매체는 “서울 번화가 이태원 핼러윈 행사에 모인 많은 젊은이가 군중 눈사태에 휘말려 일본인 2명을 포함해 154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됐다”며 “왜 154명의 희생자가 이 좁은 길에서 나온 것일까. 사고 현장의 언덕을 재현해 검증하겠다”고 했다.

스튜디오에는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 경사도인 10%(경사각 5.7도)의 비탈길을 재현한 구조물이 설치됐다. 구조물 크기는 1평방미터(㎡)로, 그 위에 9개의 마네킹이 다닥다닥 붙어 세워져 있었다.

(일본 ANN 방송사 유튜브 갈무리)
(일본 ANN 방송사 유튜브 갈무리)
매체는 “이는 비교적 급격한 내리막이다. 화면에서는 완만해 보이지만, 실제로 올라가 보면 경사가 급격해 조심해야 한다”면서 “몸을 조금만 기울여도 앞으로 쏠린다. 휠체어 슬로프보다 2배 정도 기울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기자는 마네킹 사이로 들어간 뒤 “1㎡에 10명 이상이 들어가면 군중 눈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제 눈앞에는 앞사람의 후두부가 있고,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며 압박감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이건 마른 체형의 마네킹인데, 실제로 사람들이 더 두꺼운 옷을 입고 소지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압박감이 더 심하다”면서 “발밑은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 사이에 있다 보니) 경사가 더 급격하게 느껴지고 어느 쪽이든 무서운 느낌”이라고 부연했다.

매체는 사람들이 중심을 잃고 앞으로 쏠리게 되는 이유도 분석했다.

기자는 허리를 숙이는 동작을 하면서 “서로 몸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지만, 누군가 허리를 숙이거나 땅에 떨어진 걸 주우려고 하면 주위에 있던 사람은 지탱하던 것(앞사람의 상체)이 없어져서 넘어지고, 또 그 앞에 있던 사람도 함께 넘어지는 등 도미노처럼 우르르 쓰러진다. 경사가 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 ANN 방송사 유튜브 갈무리)
(일본 ANN 방송사 유튜브 갈무리)
그러면서 “50㎏의 압력이 가해지면 사람은 답답함과 공포를 호소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쓰러져 포개진다면 제일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는 수백㎏의 압력이 가해진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 있는 채로 압사당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미국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인용해 “강한 압력에 노출되면 혈류가 제한돼 30초 뒤 의식을 잃고 약 6분 만에 죽음에 이른다”고 했다.

매체는 “이제 해마다 핼러윈이 돌아오면 이 참사가 떠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를 본 국내 누리꾼들은 “그래픽(그림)보다 눈에 더 잘 들어온다”, “확실히 이런 인재는 아날로그 형식의 설명이 경각심 가지기에 더 좋다”, “설명 정말 잘 한다”, “내리막 각도까지 재현한 정성도 대단하다”, “직관적이라 와 닿는다”, “모자이크한 사고 영상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낫다”, “더 무섭고 실감 난다”, “자료 영상이나 CG보다 훨씬 이해하기 쉽다” 등 아날로그 방송을 칭찬했다.

한편 이번 이태원 대규모 압사사고로 일본인 10대 여성 1명과 20대 여성 1명이 사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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