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수 새우로 담근 토하젓…임금 수라상에 오른 그 맛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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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남도의 情]
강진 토하젓

전남 강진군의 가을 들판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강진은 기온이 온화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데다 생태자원의 보고인 강진만을 끼고 있어 친환경 농수산물이 많이 난다. 강진군 제공
전남 강진군의 가을 들판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강진은 기온이 온화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데다 생태자원의 보고인 강진만을 끼고 있어 친환경 농수산물이 많이 난다. 강진군 제공
토하(土蝦)는 친환경 지역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토종새우다. 토하가 살기 위해서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고, 물이 깨끗하며, 흙이 좋아야 하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토하젓은 강진군의 특산품이다. 예부터 독특한 맛으로 조선 시대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다. 강진 토하젓은 옴천면과 칠량면에서 생산한다. 옴천면은 주민 수가 600여 명에 불과한 산골이다. 월출산 가장자리에 위치한 탐진댐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면사무소 소재지에 농협마트 1곳, 식당은 1곳밖에 없을 정도로 오지다.

옴천면에서도 깊은 산골인 동저골 논에서 생산되는 토하의 연간 생산량은 1000kg 정도. 김동신 청자골토하젓 대표(74)는 “맑은 물이 흐르는 논에서 서식하는 토하를 11월부터 3월까지 잡는다”며 “토하는 해마다 자연 번식하기 때문에 양식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90년대부터 토하를 키워 젓갈을 담고 있다.

청정 강진의 특산품인 토하젓.
청정 강진의 특산품인 토하젓.
천관산 자락인 칠량면에서도 토하가 자란다. 윤대식 강진토하젓 대표(61)는 “토하는 농약이 한 방울만 있어도 안 산다”며 “한 해 벼농사를 끝내고 농한기에 토하를 잡는데 벼농사보다 5배 이상 소득이 높다”고 말했다. 22년째 토하를 키우고 있는 윤 대표는 2∼3년에 한 번씩 논바닥 흙을 뒤집어주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자연 상태에서 키운다고 설명했다.

강진 토하젓이 명성을 얻은 것은 바다와 육지를 끼고 있어 절임문화가 발달한 것도 한몫했다. 오랫동안 숙성시킨 토하젓은 맛과 향이 탁월하다. 손톱 크기에 연한 회색빛깔을 띠는 토하젓은 다이어트, 고혈압 예방 효과가 있고 원기 회복에 좋다. 입맛을 돋우고 여름철에 고기와 먹으면 배탈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00g 한 통은 3만300원, 500g은 5만 원. 청자 단지에 담긴 550g은 10만 원. 문의 초록믿음직거래지원센터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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