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00만원만 올려도… 부산 일자리 ‘미스매치’ 해결 가능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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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MZ세대 일자리 인식 조사
구인초과 많은 2600만원 미만 기업… 구직초과 많은 3000만원 수준으로
연봉 인상하면 불일치 해결 가능
부산 청년 70% “부산서 취직 원해”

부산청년정책연구원과 동의대가 지난달 20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공동 주최한 ‘부산청년일자리플러스 채용박람회’를 찾은 청년들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부산청년정책연구원 제공
부산청년정책연구원과 동의대가 지난달 20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공동 주최한 ‘부산청년일자리플러스 채용박람회’를 찾은 청년들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부산청년정책연구원 제공
부산지역 중소기업이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부산 청년 10명 중 7명 이상은 부산에서 취직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일자리 미스매치’의 핵심 원인은 임금으로 지목되는데, 부산지역 중소기업이 평균 연봉을 400만 원 정도 인상해야 미스매치가 해소될 수 있을 거란 분석이 나왔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최근 20대와 30대 구직자 200명과 기업 150곳을 상대로 실시한 ‘부산지역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구직자와 기업의 일자리 인식 조사’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직자의 77.5%는 ‘부산에서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기업의 62.1%는 ‘지역 MZ세대에서 업무에 필요한 인력 채용이 어렵다’고 답했고, 12.6%는 ‘채용이 불가능하다’고 답해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자들은 부산에서 취업이 어려운 이유를 ‘임금’(35.5%)으로 꼽았다. 이어 직무·적성(18%), 복지·인센티브(15.5%), 고용 안정성(11%) 등으로 답했다. 기업도 인재 채용이 어려운 이유로 ‘구직자의 희망보다 낮은 임금수준’(39.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중소기업 취업 기피 분위기(24.7%), 비선호 업종·직무(14.3%) 등이 뒤따랐다.

구직자와 기업이 서로 기대하는 임금 수준의 격차도 확인됐다. 조사 결과 대졸 사무관리직 기준으로 기업의 구인난이 가장 크게 발생한 구간은 연봉 2600만 원 미만이었다. ‘초봉 2600만 원 미만을 감내하겠다’는 구직자는 5.2%에 불과했지만 조사된 기업의 19.8%는 해당 금액을 구직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었다.

조사에선 초봉을 2600만 원 미만부터 시작해 2600만∼2800만 원, 2800만∼3000만 원 등 총 9개 구간으로 나눠 ‘구직자 희망 초임’과 ‘기업의 실제 초임’을 비교 분석했다. 이 중 격차가 가장 큰 구간은 2800만∼3000만 원과 3000만∼3200만 원으로 확인됐고, 특히 이들 구간에서는 구직자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상의 경제동향분석센터는 “구인 초과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2600만 원 미만 기업의 임금을 구직 초과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2800만∼3200만 원 구간의 평균인 3000만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또 MZ세대가 희망하는 일자리 유형으로는 공기업·공직 등 공공서비스업(36.0%)이 가장 높게 나왔고 관광·유통·물류 등 기타서비스업(21.5%), 정보통신 관련업(18.0%), 금융업(12.0%)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제조업(10.0%), 건설업(2.5%) 등의 선호도는 낮았다.

김덕열 부산청년정책연구원 이사장은 “청년들은 정보가 부족해 지역 중소기업 취업을 주저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매출액, 연봉 등을 제외하고 자세한 정보를 알기 힘들다. 구체적인 업무 내용과 복지, 비전 등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공개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상의 심재운 경제정책본부장은 “단기적으로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을 보전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MZ세대가 원하는 기업 문화와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mz세대 일자리 인식조사#부산청년#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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