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적었는데 탈출구 잃은 기분”…국·공립 휴양시설 속속 가격 인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8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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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의 전국 자연휴양림 통합예약 시스템 ‘숲나들e’ 갈무리
산림청의 전국 자연휴양림 통합예약 시스템 ‘숲나들e’ 갈무리


“그나마 부담이 적었던 국·공립 자연휴양림 요금까지 오르면 도대체 어딜 가야 하나요?”

평소 가족들과 나들이를 즐기는 회사원 김모 씨(48)는 최근 산림청의 전국 자연휴양림 통합예약 시스템 ‘숲나들e’를 들여다보다 한숨을 쉬었다. 공지에는 국립자연휴양림 객실이용료가 6월부터 10% 이상 오른다는 내용이 올라와 있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전국 44곳 국립자연휴양림의 객실 이용료가 11~13%씩 인상된다. 독립별채 형태인 ‘숲속의 집’은 주말 및 성수기 기준 4인실이 7만3000원에서 8만2000원으로 12.3%, 12인실은 21만4000원에서 24만 원으로 12.1% 오른다. 콘도 형태인 휴양관은 3인실이 5만3000원에서 6만 원으로 13.2% 인상된다.
●“국립 휴양림, 너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장기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가 18일부터 전면 해제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국·공립 휴양지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국립 휴양림과 공립 캠핑장 등이 최근 물가 상승 압박에 이용료를 속속 인상하면서 서민들의 여가생활이 팍팍해지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휴양림에서 휴식을 취했던 최모 씨(37·여)는 “‘예약 전쟁’을 뚫고 주말에 소소하게 즐겼던 휴양림도 이제는 부담스럽다”며 “탈출구를 잃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산림청이 국립휴양림 객실 이용료를 올린 것은 3년 만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요금인상 시기를 늦춰왔지만 지속적인 물가와 인건비 및 운영비 인상으로 부득이하게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공립 휴양시설도 속속 인상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가 운영 중인 휴양시설도 속속 요금을 올리고 있다.

경기 파주시가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는 임진각 평화누리 캠핑장은 이달부터 주말 카라반 이용료를 1만~3만 원, 캠핑존은 2000~5000원 올렸다. 캠핑장 관계자는 “최근 캠핑장을 개보수하느라 지출한 비용도 있고, 서비스 질 유지를 위해 부득이하게 요금을 올렸다“고 말했다. 강원 평창군 계방산 오토캠핑장도 이달부터 주말 기준 요금을 야영데크는 5000원, 카라반 사이트는 1만 원 인상했다.

충북 청주시의 문암생태공원 캠핑장은 올해부터 주말 사용료를 하루 1만 원에서 2만5000원으로 150%나 올렸다. 충북 청주시 문의면의 대통령 옛 휴양시설 청남대도 9월부터 관람료가 어른 6000원 등으로 1000원씩 오른다. 청남대 관람료 인상은 2003년 4월 18일 개방 이후 처음. 충북도 관계자는“ 연평균 16억원의 적자가 나서 불가피하게 인상을 결정했다”며 “청남대 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개관하는 등 관람객들을 위한 시설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내 지자체가 운영하는 21개 공립 휴양림도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경북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물가가 계속 오르니 이용료를 인상하지 않고선 유지하기 조차 힘든 상황”이라며 “피해가 오롯이 방문객에게 돌아가는 것 같아 우리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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