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자연 생태계 복원에 앞장 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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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두메습지 등 훼손 습지 복원하고
두꺼비 등 야생동물 이동로 확충
환경 되살려 천연기념물 등 돌아와

광주 북구 화암동 무등산국립공원에 자리한 평두메습지. 훼손된 습지를 복원한 결과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다시 돌아와 생태 건강성을 회복했다.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광주 북구 화암동 무등산국립공원에 자리한 평두메습지. 훼손된 습지를 복원한 결과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다시 돌아와 생태 건강성을 회복했다.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국립공원공단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가 훼손된 습지를 복원하고 야생동물 이동 길을 손보는 등 자연 생태계 보전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생물 다양성 가치가 큰 평두메습지를 시민과 함께 복원한 결과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다시 돌아왔다. 최근에는 무등산을 오가는 수천 마리의 두꺼비 개체를 보호하기 위해 등산로와 도로시설도 정비하고 있다.

● 생태계 건강성 회복한 평두메습지
평두메습지는 광주 북구 화암동 충민사 주차장에서 1.6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산지형 저층습지다. 과거 경작지였으나 폐경(廢耕) 후 습지 원형이 회복되고 있는 대표적인 ‘묵논습지’다. 무등산국립공원에서 보기 힘든 습지여서 전체 면적 2만2435m² 가운데 사유지를 제외한 7401m²가 2020년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평두메습지는 2020년 집중호우로 물길이 훼손되면서 인근 경작지와 계곡에서 유입된 토사로 습지가 마르거나 땅으로 변해가면서 생태계가 큰 위협을 받았다.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습지 전문가와 자원봉사자, 시민단체와 함께 습지 내 훼손된 구간의 복원사업을 진행했다. 습지 가장자리의 진흙을 다지고 벽을 만들어 물에 의한 침식 등으로 훼손된 서식지의 빠른 회복과 자연적인 물의 흐름을 유도했다. 야자섬유를 섬유망체에 균일한 밀도로 채워 통나무 형태로 제작한 식생 롤(roll)을 설치해 습지 내 수분을 저장하고, 수생물이 정착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다. 습지 내 토사 유입을 막기 위해 배수로를 내고 생태 저류지를 조성했다.

복원사업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평두메습지에 무인센서 카메라 5대를 설치해 지난해 9월부터 7개월 동안 모니터링을 했다. 모니터링 결과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삵과 너구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생식물, 곤충, 양서류 등을 먹이로 하는 청둥오리, 원앙, 왜가리 등 다양한 동물도 포착됐다. 올 2월 큰산개구리의 집단 산란도 확인됐다.

최관수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평두메습지에서 최상위 포식자 삵의 서식까지 확인된 점은 습지 생태계의 건강성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생태공간으로 가치가 있는 제4수원지 인근 청풍쉼터 위쪽 범장골습지도 현장 조사 후 복원 계획을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 두꺼비 생태 통로 정비
무등산국립공원 제1수원지 주변에선 매년 두 차례 수천 마리의 두꺼비 집단 이동이 관찰되고 있다. 3월엔 성체 두꺼비가 산란을 위해 산에서 제1수원지로 내려온다. 5월 초·중순은 알에서 깨어난 새끼 두꺼비들이 수원지에서 산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산과 수원지 사이에 탐방로와 도로가 난 탓에 두꺼비 개체들이 이동 중 탐방객 발에 밟히거나 로드킬을 당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새끼 두꺼비의 경우 크기가 어른 손톱 정도로 작기 때문에 식별이 어려워 밟힐 위험이 크다. 지난달엔 수원지 인근 도로에서 차에 깔려 죽은 성체 두꺼비 4마리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5월 두꺼비 대이동을 앞두고 등산로와 도로시설을 정비하고 은신처도 만들기로 했다.

무등산국립공원은 2014년 두꺼비 로드킬을 최소화하기 위해 16m 길이의 탐방로에 징검다리를 설치했다. 그러나 2년 전 폭우로 징검다리가 토사로 뒤덮여 제 기능을 못하게 되자 흙을 걷어내고 돌을 재배치하는 등 시설물을 보수하고 있다. 인근 도로 곳곳에 ‘두꺼비 집단 이동’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감속 표지판을 설치했다.

제1수원지에 두꺼비 은신처도 마련하기로 했다. 다음 달 수위가 낮아져 밑바닥이 드러나면 두꺼비가 이동 과정에서 천적에게 노출돼 잡아먹히거나 말라 죽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수원지에 지름 2m, 깊이 50cm의 구덩이를 파 두꺼비들이 이동 중간에 몸을 숨기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무등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증심사 인근 제1수원지는 두꺼비 산란의 최적의 장소”라며 “이동 기간에 탐방객 안내와 모니터링을 강화해 두꺼비들의 안전한 이동을 돕겠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자연 생태계 복원#무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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