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간지풍 부는 4, 5월 위험… 국가-국민 한뜻으로 산불 예방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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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암 산림청장 인터뷰

지난달 7일 최병암 산림청장이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북 울진군 죽변면 산불현장지휘본부에서 피해 상황과 진화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지난달 7일 최병암 산림청장이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북 울진군 죽변면 산불현장지휘본부에서 피해 상황과 진화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아직 산불조심 기간이 끝나지 않았다. 양간지풍(양양과 간성 사이에 부는 국지적 강풍)이 부는 4, 5월은 더 위험하다. 국민 여러분도 각별히 주의해주시길 당부 드린다.”

지난달 4일 울진·삼척 산불이 발생하고 한 달이 지났다. 하지만 지금도 전국 곳곳에선 크고 작은 산불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초 울진·삼척 산불 현장에서 일주일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진화 작업을 지휘한 최병암 산림청장은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나 깨나 산불조심’이란 말을 유념해 달라. 소중하게 가꾼 숲을 한 번의 실수로 잃어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예년보다 올해 산불이 많았다.

“지난달 말까지 전국의 산불은 최근 10년 평균보다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지난겨울 강수량은 평년 대비 14.7% 수준으로 50년 만에 최저치였는데 울진·삼척 산불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이는 심각한 기후변화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상기후는 산불을 더 자주, 더 크게 만들고 있다.”

―울진·삼척 산불의 피해는 왜 커졌는가.

“겨울철 가뭄과 강풍, 험준한 산악지형 등 최악의 조건이 겹쳤다. 바람 방향도 수시로 변해 진화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헬기와 인력을 총동원한 사투였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인명 피해를 막았고, 한울 원자력발전소와 삼척 액화천연가스(LNG) 기지, 불영사와 금강송 군락지 등 국가 주요시설과 문화자산을 지켜낸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산불로 느낀 점도 많을 것 같다.

“헬기 가동률 향상, 임도 확장, 진화 인력 확충 등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이런 긴급조치와 함께 항구적이고 근본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산림청뿐 아니라 지자체와 유관기관의 산불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하고 주택 주변의 산림 관리 방안도 적극 마련해야 한다. 또 초대형 산불에 대해선 국가 전체의 대응 역량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동원될 수 있도록 국가 자원의 동원체계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산불 피해 주민들은 어떻게 지원할 생각인가.


“정부는 산불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범정부적인 피해 조사와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삶의 보금자리와 일터를 뺏긴 많은 주민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해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특히 송이 채취로 생업을 이어가던 주민들을 위해 송이를 어떻게 복원할지 대안을 마련하고 대체소득작물도 신속히 지원할 방침이다.”

―산불 피해지 복구와 복원 계획은….

“주민 생활권 지역부터 산사태 방지시설을 우선 설치할 방침이다. 산불 발생 지역의 경우 토양 결집력이 약해져 집중호우 시 산사태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 응급복구가 필요한 지역은 장마철 이전에 긴급복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산림청#최병암 산림청장#산불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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