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서 외친 “대한독립 만세”… 3·1절, 공간을 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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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가상공간서 ‘3·1절’ 행사, 모집인원보다 많은 500여명 참가
가상공간서 ‘만세 삼창’ 한마음… 일부 아바타 의상 한복으로 꾸며
‘아우내 봉화제’는 온라인 생중계

1일 메타버스 플랫폼 ‘모임’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 참가 시민들이 만세 삼창을 외치고 있다(위쪽). 참가자 아바타들이 3·1절 기념공연을 지켜보는 모습. 메타버스 플랫폼 캡처
1일 메타버스 플랫폼 ‘모임’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 참가 시민들이 만세 삼창을 외치고 있다(위쪽). 참가자 아바타들이 3·1절 기념공연을 지켜보는 모습. 메타버스 플랫폼 캡처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1일 오전 11시, 사회자 선창에 맞춰 시민 250여 명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플랫폼 ‘모임’에 마련한 3·1절 기념행사 참가자들이었다. 대부분 메타버스에 익숙한 10, 20대. 말이 아직 서툰 어린이와 중년 남성 참가자도 섞여 있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행사 개최가 어려워지자 올해 처음 3·1절 기념행사를 가상공간에서 열었다.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두 차례 진행된 기념행사에는 500여 명이 참가했다. 원래 360명만 선착순으로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신청자가 몰리면서 인원을 500여 명으로 늘렸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가상공간에 접속한 참가자들은 먼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준비한 3·1절 기념 공연 영상을 관람했다.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형무소 복역 당시 부른 것으로 알려진 ‘8호 감방의 노래’ 영상이 나오자 참가자들은 실시간 채팅방에 노래 가사를 따라 적으며 감상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3·1절을 기리기 위해 자신의 아바타 의상을 검은 치마와 흰색 저고리로 꾸몄다.

또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선 3·1절을 맞아 가상 서대문형무소를 찾는 발길이 이어졌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지난달 23일 제페토에 가상 서대문형무소를 만들어 누구나 무료로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기자가 직접 제페토에 접속해 가상 서대문형무소에 방문해보니 건물 외벽에 걸린 대형 태극기부터 옥사 내부까지 실제 서대문형무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방문자들은 아바타를 통해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대형 태극기 앞에서 아바타 인증샷을 찍은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했다. 1일 오후 7시 반까지 가상 서대문형무소를 찾은 방문객은 2800명을 넘었다.

충남 천안시 유관순열사기념관도 지난달 28일 유 열사가 주도한 아우내 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는 ‘아우내 봉화제’를 올해 처음 온라인 생중계했다. 이 행사는 예년의 경우 천안시 아우내 장터에서 시민 수천 명이 모여 과거 독립만세운동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2020, 2021년 행사가 취소됐다. 올해도 개최가 어려운 상황이 되자 주최 측은 참석 인원을 50명 미만으로 제한하고 이들의 재현 과정을 생중계하기로 했다. 이날 생중계는 시민 약 400명이 지켜봤다. 유관순열사기념관 관계자는 “생중계로 우리가 아우내 봉화제를 계속 기념하고 기억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었다”고 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3·1절#메타버스#가상공간#대한독립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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