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곤두박질쳐 머리 꺾인 말…‘태종 이방원’ 동물학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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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20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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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들이 앞다리에 묶인 줄을 당기자 몸체가 들리며 머리부터 바닥에 떨어지는 말의 모습.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갈무리
스태프들이 앞다리에 묶인 줄을 당기자 몸체가 들리며 머리부터 바닥에 떨어지는 말의 모습.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갈무리
KBS1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동물자유연대는 20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태종 이방원’ 드라마에서 배우가 말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촬영할 때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린 사실을 확인했다”며 촬영 현장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남자 배우를 태운 말이 나무 사이를 가로질러 달려오는 모습이 담겼다. 말의 앞다리에는 흰 줄이 묶여있다. 스태프 여러 명이 이 줄을 당기자, 말은 몸이 바닥에서 90도 가까이 들리며 머리가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말은 고통스러운 듯 머리를 땅에 묻은 채 연신 뒷발로 땅을 차다 움직임을 멈췄다. 컷 사인과 함께 스태프 세 명은 말에서 떨어진 배우에게 달려갔다. 그러나 모두 배우의 상태만 확인할 뿐 말의 상태는 살피지 않았다.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갈무리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갈무리
동물자유연대는 “말의 상태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KBS에 공식적으로 말의 생존 여부와 안전 확인을 요청했으며, 향후 촬영 현장에서 동물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 마련을 위해 면담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2년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촬영이 이러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말을 강제로 쓰러뜨리는 해당 장면은 명백한 동물학대”라고 비판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KBS의 시대 역행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KBS 윤리 강령에 방송 촬영 시 동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 규정을 마련하고, 동물이 등장하는 방송을 촬영할 때는 반드시 동물 안전을 위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KBS 측은 “관련 내용을 제작진에 전달했으며, 당시 촬영 진행 상황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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