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 외벽 붕괴 원인은…강풍·타설 하중 탓?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11일 1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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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화정동 재개발 구역 초고층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발생한 외벽 붕괴 사고의 원인을 두고 여러 가설과 추론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콘크리트 타설 하중과 강풍의 영향으로 각종 구조·지지물(거푸집 동바리, 콘크리트 벽, 타워크레인 지지물)이 뽑히면서 외벽이 무너졌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공학박사, 안전기술·지도사)는 11일 육안 조사를 통해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장 외벽 붕괴 사고 원인을 이같이 추정했다.

최 교수는 “고층 아파트에서의 작업은 강풍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콘크리트 벽과 타워크레인 지지물,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위한 거푸집 등이 풍압과 타설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건물에서 동시에 뽑히면서 외벽 일부가 무너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겨울철 영하의 온도에서 공사를 진행했을 경우 콘크리트 강도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이 상황에 무리한 공사로 붕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도 추론했다.

정확한 원인은 당국의 조사를 거쳐 추후 밝혀지겠지만, 미양생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강한 바람과 하중, 양압력(물체가 밑에서 위로 올려 미는 압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구조·지지물이 떨어졌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 건설현장에서 일했던 한 노동자도 “콘크리트 양생이 덜 된 상황에서 또 타설 작업을 해 무너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밖에 현장에서는 ▲슬라브 철근 부실 ▲철근 정착 불량 ▲콘크리트 굳음 방지 위한 열풍기 사용 등의 가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46분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타설 작업 중 201동(완공 시 39층 규모)의 23~34층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구조된 3명 중 1명이 잔해에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타설 작업에 애초 배치키로 한 노동자 6명의 행방은 파악되지 않아 추가 인명 피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잔해물에 주변 주·정차 차량 10여 대가 깔리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은 수색·구조 활동 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이 신축 아파트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광주 재개발 구역 내 붕괴 사고는 이번이 2번째다. 지난해 6월 9일 동구 학동 재개발 4구역에서 철거 중인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이 무너져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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