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로 중환자 급증 대비 인프라 속히 갖춰야”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5일 1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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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방역 체계가 전환된 가운데 확진자 증가에 따른 중환자 급증에 대비해 의료 인프라를 조속히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

최근 대한의사협회(의협) 유튜브 채널 ‘KMATV’가 개최한 ‘위드 코로나에 따른 중환자 증가 대비 방안’ 좌담회에 참석한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 외상외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확진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중환자 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위중증 환자 병상 총 1500개 중 이미 70%가 포화된 상태로 숨이 턱에 까지 찬 상황이어서 많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코로나19 태스크포스팀(TFT)에서 질병관리청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해 8월5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대유행할 때마다 위중증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중환자 증가 대비 방안 중 하나로 코로나19 환자가 경증에서 중증으로 악화되기 전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염호기 의협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 위원장(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생활치료센터는 생활격리실로 불릴 정도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경증 상태더라도 고위험 환자에게 효과가 입증된 항체 치료제를 우선 투약하거나 조기에 병원 이송을 결정하는 등의 조치들이 생활치료소와 재택치료 시스템에 접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중증 환자 증가에 대비해 장기적인 비(非)코로나 중환자 병상 관리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 교수는 “중환자 병실이 없어서 전전긍긍하거나 응급환자가 병실 찾지 못해서 돌아다니다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코로나 중환자 대책 마련과 동시에 비코로나 중환자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장기적인 측면에서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 선진국 중환자실에 비해 부족한 국내 중환자 전담 전문인력 문제도 위드 코로나 시대 핵심인 위중증 환자 관리를 위한 선결 과제로 꼽혔다. 중환자 전담의에 대한 수가가 신설되고 상급종합병원에 중환자 전담 전문의가 있어야 한다는 기준이 생기면서 중환자 전담 전문의 제도가 도입됐지만, 해당 기준 맞추기에만 급급할 뿐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지영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중환자실 인력은 미국 중환자실 인력의 3분의1, 4분의1 수준인데 같은 위중증 환자를 보고 있다”면서 “위중증 환자가 갑자기 늘어나면 현재 인력으론 전혀 대처가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가의 현실화가 필요하고 중환자의학회에서 치료가 시급한 기준으로 중환자실의 차등화(1~3등급)를 추진해왔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현재 중단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정부에서는 상황이 악화되면 공공의료 인력이나 민간의료 인력을 동원하겠다고 했지만, 전산화된 의료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려 현실적으로 투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환자 전담의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로 확진자가 대폭으로 증가하면 병원, 생활치료소, 재택치료 등에서 치료받다가 중증으로 급격히 악화될 확률도 높아져 중환자 이송 시스템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중증 코로나 환자 이송 수단은 서울시와 서울대학교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중증환자공공이송서비스(SMICU)가 유일한 실정이다.

서 교수는 “이송 중인 중환자는 현재로선 운에 맡겨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지자체별로 SMICU를 1~2개 정도 갖춰서중환자를 안정적으로 이송할 수 있는 체계가 빨리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코로나19가 발생한지 2년이 다 되어가도록 중환자 이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했다.

좌담회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중환자에 대한 병실, 시설, 인력 등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드 코로나가 시작돼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 교수는 “국민들은 위드 코로나를 코로나19 종식이 아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가 자칫 국민들에게 잘못 받아들여져 기본 방역수칙 등이 다소 해이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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