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에 택시업계 훈풍 불까?…곳곳 장애요인 ‘한숨’

  • 뉴스1
  • 입력 2021년 10월 29일 0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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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일부터 ‘위드코로나’가 시행되지만 대전지역 택시업계의 불황 탈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달라진 회식문화,  카카오T,, LPG가격 급등 등 존립 위협소요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대전역 앞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News1
11월1일부터 ‘위드코로나’가 시행되지만 대전지역 택시업계의 불황 탈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달라진 회식문화, 카카오T,, LPG가격 급등 등 존립 위협소요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대전역 앞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News1
#.중견기업 간부로 근무하다 10년 전 퇴직 후 줄곧 개인택시 영업을 해왔다는 A씨(66)는 개인택시 면허 양도를 고민하고 있다. 정년 없이 일하며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점에 선택한 길이었지만 최근 2~3년 사이 시장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은퇴 후 최고의 직업 개인택시’는 이제 옛말이 됐다는 게 A씨의 뼈저린 경험담이자 하소연이다.

‘위드코로나’정책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전 국민이 기대감에 부풀어 있지만 대전지역 택시업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코로나19로 급감했던 손님들이 다소 늘어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택시업계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인·개인택시 구분 없이 최근 2~3년간 Δ카카오T 등 택시 플랫폼 사업자 등장 Δ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이용객 감소 Δ택시요금 동결 ΔLPG가격 급등 등 온갖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29일 대전시 및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대전에는 지난 9월말 기준 Δ일반택시 3312대 Δ개인택시 5338대 등 총 8650대가 등록돼 있다.

이를 대전 전체인구(145만 4011명)로 나눌 경우 택시 1대당 인구수는 168.09명이다.

Δ광주(144만 1970명) 8153대(대당 176.86명) Δ울산(112만 4459명) 5681대(대당 197.93명) 등 타 광역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그만큼 택시간 영업경쟁이 치열하고 수익률은 떨어진다는 뜻으로 지역 택시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2019년 8월 실시한 연구용역에서 1105대를 감차해야 한다는 결과를 받았지만 Δ감차에 따른 보상 예산 재원 마련 문제 Δ택시업계의 감차추진 반대 등으로 전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지역 택시업계는 2년 가까이 급격한 수익 감소 고통을 겪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면서 음식점이나 주점 등의 영업이 밤 10시 이후 불가능해지자 택시업종도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특히, 법인택시 종사자들의 경우 거리에 사람들이 없다 보니 사납금 버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수익이 줄면서 줄줄이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지난 9월말 기준 대전에 3312대의 법인택시가 등록돼 있지만 운전자수는 2580명에 불과해 78%의 가동률을 보였다.

실제, 지난해 연말부터 4개월 정도 법인택시 영업을 했다는 B씨(36)는 “식당, 주점 등이 일찍 문을 닫으니 밤새 돌아다녀 봐야 단돈 몇만원 채우기도 힘든 상황이 계속됐다”며 “연중 수시모집해도 운전하려는 사람이 없다. 실제 가동률은 통계치보다 더 낮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2~3년전부터 카카오T 등 택시 플랫폼 사업자들이 출현하면서 택시업계의
수익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택시종사자들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스마트호출 서비스가 결국 자신들에게 ‘독이든 성배’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손도 안대고 자신들의 수익 중 20%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있지만 1명의 손님이라도 더 태워야 좀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만큼 당장의 배차율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ℓ당 770원대였던 LPG 가격도 현재 980원대로 불과 1년 사이에 ℓ당 210원이나 인상돼 가뜩이나 줄어든 수익에 연료비 부담까지 늘었다.

다행히 정부가 11월12일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하면서 LPG가격이 ℓ당 40원 내리게 된다.

하지만, 실제 인하 체감은 11월 말이나 가능한 데다 유류세 인하 기간도 내년 4월까지 한시적이라는 것에 택시업계가 적잖이 실망하는 눈치다.

대전역 택시승강장에서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개인택시 기사 C씨(72)는 “코로나19로 손님도 없는 데다 카카오T 수수료, 기름(LPG)값 빼면 손에 쥐는 돈이 월 200만원 정도다.(코로나19 이전보다)50만~60만원이 줄었다”며 “우리 같은 노인들이나 하지 젊은이들은 이렇게 벌어 살 수가 없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달라진 회식문화 등 사회 전반적인 문화가 급속히 변하면서 택시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대전의 경우 교통공사 설립으로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간 연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여 택시업계의 쇠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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