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줄이기’ 팔걷은 서울시민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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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마일리지’ 시민 223만명 참여
12년간 온실가스 239만t 감축 효과
재활용-자전거 등 인센티브 확대
적립대상-사용처 더 늘리기로

서울 은평구에 사는 이모 씨(24)는 아침에 눈을 뜨면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전기 플러그를 뽑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전날 식사 준비 때 쌀을 씻었던 물로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을 땐 샴푸 대신 베이킹소다를 사용한다. 이 씨가 남들과는 조금 다른 번거로운 일상을 보내는 건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약’ 때문이다. 이 씨는 “얼마 전부터 미래의 지구 환경을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사소한 절약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적립한 에코마일리지로 지역 상품권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했다.

탄소중립 등 지구환경과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전 세계적 고민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의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인 ‘에코마일리지 사업’에 시민 5명 중 1명이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에코마일리지 회원수는 올해 7월 말 기준 222만5000명으로 제도가 도입된 2009년(36만 명) 대비 약 6.2배로 늘어났다. 서울시민 5명 중 1명이 에코마일리지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에코마일리지 제도는 개인 참여자가 214만 명가량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시 정책에 시민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마일리지는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2009년 시작된 생활 속 에너지 절약 프로젝트다. 전기, 가스 등 에너지 절약을 통해 이전보다 탄소 배출을 줄인 가정, 학교, 기업 등에 일정 부분 마일리지를 지급하는 식이다. 적립된 마일리지는 추후 지방세 납부 등에 쓰거나 지역 상품권으로 바꿀 수 있다. 제도 도입 후 12년간 에코마일리지를 통해 절약한 에너지는 116만1268TOE(석유환산톤)에 달한다. 이는 화력발전소 1기 연간 발전량(92만 TOE)을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10년 만의 폭염이 찾아왔던 2018년을 제외하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면서 “에코마일리지 적립을 통해 총 238만7000t가량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앞으로 에코마일리지 적립 대상과 사용처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기존 에코마일리지에 자동차 주행거리를 줄이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승용차 마일리지를 합산해 사용처를 일원화할 예정이다. 기존에 전기 사용량 등 건물 위주였던 에너지 절약 인센티브도 재활용 등 자원순환 프로그램 이용, 자전거, 대중교통 이용 등으로 범위를 넓힌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에코마일리지는 12년간 약 223만 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으로 발전해 왔다”며 “기후위기로 인한 세계적 재난이 심각한 이때, 더 많은 시민이 일상 속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온실가스 줄이기#서울시민들#에코마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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