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메가시티가 뭐죠?” 기업들 인지도 매우 낮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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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0개 업체 대상 설문조사서 부울경 70% 기업 “잘 모르겠다”
“광역 대중교통-경제공동체 시급
수도권 집중이 큰 문제” 지적도

박형준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하병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27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부울경 메가시티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부울경 메가시티 성공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하병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27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부울경 메가시티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부울경 메가시티 성공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부산과 울산, 경남도가 수도권에 대응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부울경 메가시티’. 이 3개 자치단체에 있는 기업의 70% 이상은 지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 중인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해 잘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동남권발전협의회 주관으로 27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부울경 메가시티 비즈니스 포럼’에서 공개됐다. 이날 포럼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 하병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부울경 메가시티에 관한 첫 기업 인식 설문조사가 관심을 끌었다. 에스티리서치가 2∼13일 부산 울산 경남 소재 기업 각 450곳, 총 1350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먼저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냐’는 질문에 울산 86.2%, 부산 75%, 경남 71% 기업이 ‘모른다’고 답했다. ‘지역 기업으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수도권 과집중’이 평균 31.5%로 가장 높게 나왔고, ‘지역 간 갈등’과 ‘지역 격차’가 각각 19.3%, 17.7%, ‘청년인구 유출’ 11%, ‘성장기반 허약’ 8.3% 등이 뒤를 이었다.

‘부울경 경제공동체가 힘을 모아야 할 미래 산업’으로 부산 기업들은 자동차 조선 등 중공업 분야와 물류 항만 분야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울산과 경남 기업들은 전기 수소 등 미래 에너지 분야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지역의 전통적인 강세 산업과 미래 에너지 첨단 산업을 택한 비율이 높은 셈이다.

‘메가시티 구축을 위해 가장 시급한 사업’으로는 광역 대중교통 구축(약 50%)과 경제공동체(약 57.2%)가 가장 높았다. ‘경제공동체가 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는 부산 울산 기업은 부울경 혁신도시 조성(부산 36.7%, 울산 36.2%)을, 경남은 물류산업 경쟁력 강화(33.9%)를 꼽았다. 이 밖에도 미래 산업 육성, 주력 산업 스마트화, 통합 지원체계 구축 등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메가시티 구축에 있어 정부나 자치단체장에게 바라는 점’으로는 워드 클라우드(특정 단어의 빈도나 중요성을 글자의 크기로 나타낸 이미지) 분석 결과, 경제, 지역, 균형발전, 지원 등의 단어들이 선택됐다. 일자리 창출, 청년 고용 증대, 규제 완화, 제도 개선도 눈에 띄게 나타났다.

이날 포럼에서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부울경 광역단체장이 의견을 나누는 오픈토크도 이어졌다. 박 부산시장은 “부울경 메가시티를 잘 모른다는 기업인이 너무 많아 놀랐다”며 “부울경이 교통이든 경제든 킬러 콘텐츠 사업을 함께 발굴해 성공시키는 것이 메가시티를 홍보하는 최고의 방법이며, 3개 지자체가 상생 효과를 낼 사업을 우선 선정해 정부에 강력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울산시장은 “울산이 추진 중인 6GW(기가와트)급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사업은 부울경이 함께 키울 수 있는 사업”이라며 “태평양 연안에선 부울경만큼 부유체와 날개, 터빈 기술 등 관련 부품을 생산할 산업 역량을 가진 지역이 없는 만큼 서로의 장점을 결합하면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은 “부울경 메가시티가 국가 사업이 되려면 부울경 공동 협력 사업에 국가가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마련돼야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 재원을 투입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줘야 실효성 있는 부울경 메가시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부울경#기업 인지도#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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