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접종속도에 분주해진 의료계…“계획안 번복 더 혼란”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24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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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영등포구 구민회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 화이자 백신이 준비 돼 있다. 2021.8.23/뉴스1 © News1
23일 서울 영등포구 구민회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 화이자 백신이 준비 돼 있다. 2021.8.23/뉴스1 © News1
모더나사, 화이자 백신 수급 확대에 따라 방역당국이 40대 이하 청장년층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앞당긴다고 발표하면서, 백신 접종 업무를 담당하는 의료현장도 분주해지는 모양새다.

의료인 및 병원 종사자들은 백신 접종 업무를 담당할 의료진이 부족하지 않아 백신 수급 속도와 접종 속도를 맞출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백신 접종 계획안과 가이드라인 미비로 인해, 일선 의료현장이 마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백신 도입·접종 보완 계획 따라 40대 이하 접종 일정 앞당겨져

지난 9일부터 시작된 18~49세 연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 예약은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10부제로 우선 진행했다. 현재는 10부제 기간에 예약 못한 해당 연령층을 대상으로 9월18일 오후 6시까지 추가 예약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후 모더나 사가 생산 실험실 문제 등으로 백신 공급을 지연 또는 당초 예정한 물량 보다 큰 폭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해 백신 접종 계획이 틀어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난 13일 우리 정부 대표단의 미국 본사 방문 뒤인 지난 21일 모더나사는 9월 첫주까지 약 701만 회분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화이자 백신 159만9000회분을 모두 포함하면, 국내에 도입된 백신 누적 물량은 총 4551만회분이 된다.

백신 수급 문제가 해결되자,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많은 국민들께서 좀 더 빨리 백신을 맞으실 수 있도록 접종계획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방역당국 역시 같은 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모더나 사가 9월 첫주까지 백신 공급 물량을 확대함에 따라, 추석 전 3600만명 1차 접종 목표가 보다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추석 이후로 백신 접종이 잡힌 18~49세 연령층 분들은 1차 접종 예약일을 (빠르면) 9월6일 이후로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했지만 수개월이 지나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9월 초부터 추가접종(부스터샷)을 할 계획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 의료진들 “인력 부족하진 않아…백신 계획안 번복이 더 ‘혼란’”

백신 접종 업무를 담당하는 의료진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예정된 날짜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의료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 백신을 운반하고, 일선 의료현장에서 백신을 접종하는 속도가 비교적 빠르다”며 “백신 접종 일정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차례 이어진 백신 접종 계획안 수정과 부작용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 미비로 의료 현장에서 혼란이 가중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강원 강릉시 한 의원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차 접종 대상자 40명에게 모더나 백신을 오접종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지자체와 방영당국은 오접종자 전원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은 “독일의 경우는 공식적으로 예방접종지침에 AZ백신 접종 후 4주 후에 화이자나 모더나를 접종하게 돼 있으며, 관련된 논문에도 (이상반응이 아닌) 효과성에 대해서만 서술하고 있다”며 “아직 해외에서도 AZ-모더나 교차 접종의 이상반응 사례가 보고된 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는 “다른 나라에 비해 백신접종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만큼, 일정에 맞춰 백신을 접종하는 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면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백신 접종 계획이 수정돼 의료진들이 많이 지쳐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도권 소재의 또 다른 대학병원 전공의도 “백신을 맞고 부작용이 생기면 백신을 접종 받은 병·의원에 찾아가 소송을 거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며 “백신 부작용 발생시 책임소재 등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일선 병원에서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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