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말10초 ‘위드 코로나’ 검토…싱가포르서 해법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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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22일 0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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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모습. 2021.8.18/뉴스1 © News1
지난 18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모습. 2021.8.18/뉴스1 © News1
지난 주 치명률 0.05%. 누적 0.1%. 싱가포르의 ‘코로나19’ 치명률이 독감 수준 아래로 떨어졌다. 높은 접종률 때문만은 아니다. 신중한 방역 완화책을 펼쳤던 게 치명률 감소에 시너지 효과를 줬다는 해석이다. 싱가포르는 최근 이 같은 방역체계를 원칙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독감처럼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위드 코로나(코로나와 공존)’를 천명했다. 방역관리 중심을 확진자에서 중증·치명률쪽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싱가포르는 지난 6월말 1차 접종완료율이 70%를 넘어가면서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가운데, 이달 초 2차 접종완료율 70%를 달성한 뒤 방역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우리 정부도 전국민 1차 접종률 70%를 달성하는 9월말~10월초쯤 위드 코로나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으로 사실상 싱가포르의 행보가 본보기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본격적인 방역완화는 2차 접종률 70%가 넘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이 될 가능성이 높다.

2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1시 국민 1차 접종률이 50%를 돌파했다. 2차 접종률은 22.4%를 기록했다.

정부는 추석연휴 전 1차 접종률 70%를 달성한 뒤, 가을쯤 위드 코로나 방역체계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접종 후 면역력이 형성되는 ‘2주’ 기간을 고려한 시점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위드 코로나와 관련)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은 정해진 바가 없지만, 1차 접종의 전국민 70%(3600만명) 완료가 추석 전에 달성할 것 같다”면서 “그 뒤 2주 정도 지나 9월 말이나 10월 초에는 모든 것이 검토 가능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빠르게 확산하는 ‘델타 변이’다. 정부는 이 때문에 접종률 상향을 검토하면서도 그 사이 단계적 방역체계 완화도 고려 중이라고 밝혀왔다.

실제 2차 접종완료율이 70%를 넘은 싱가포르가 위드 코로나 적용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6월말 사실상 집단면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방역체계를 독감 대응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확진자 동선 추적을 중단하고, 중환자 관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재택치료도 확대했다. 당시 1차 접종률은 70%, 접종완료율 50%정도일 때다.

이후 8월 8일 2차 접종률 70%를 달성하면서 10일부터 방역조치를 한 단계씩 완화하기 시작했다. 당시 1차 접종률은 무려 79%에 달했다.

우선 접종률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번거로운 백신 예약제를 폐지하고, 누구나 예약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기존에 사적모임을 2명까지로 제한했던 것을 백신 접종 완료자는 최대 5명까지 외식을 할 수 있게 풀었다. 오는 9월 백신 2차 접종률 80%를 달성하면 모임 제한 기준을 더 완화하고 여행도 허용할 예정이다. 다만 마스크 착용은 아직 의무다.

확진자는 7월 중순 100명을 넘기도 했지만 8월 들어 100명 아래로 내려오면서 서서히 감소했다. 그럼에도 예방접종률이 크게 늘어 최근 치명률은 0.05%를 기록했다. 독감 치명률 0.1%의 절반인 셈이다. 누적 치명률은 0.1%로 딱 독감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1% 밑으로 떨어지면서 0.94%까지 줄어든 상황이지만, 아직 접종률이 싱가포르에 비해 훨씬 못 미친다는 게 차이점이다.

반면, 영국의 경우는 2차 접종완료율 70%를 넘으면서 지난 달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1% 아래였던 치명률이 현재 2%로 오른 상황이다. 일일 확진자도 지난 5월 2000명대에서 최근 3만명을 넘어섰다.

갑작스러운 방역완화가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와 모임 제한 등을 전면 완화했다가 일부 전문가들의 반대로 결국 다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위드 코로나를 적용하되 방역완화는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지금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효과에 비해 사회 경제적 피해가 너무 크다”며 “(방역 전략을 전환해) 단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자원을 중환자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무조건 하루 아침에 바꾸자는 것이 아니고 점진적으로 단계를 밟아 나가자는 것”이라며 “거리두기도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대신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확진자 발생 시 역학조사 등은 기존 그대로 다 진행하되 급할때만 부분적으로만 짧게 시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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