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을수 있어 다행” vs “신중해야”…백신 인센티브 놓고 엇갈린 의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6일 2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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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을 맞으면 밖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니 ‘노쇼’ 물량이라도 맞고 싶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러다 코로나19가 다시 확 퍼지면 어쩌죠?”(40대 회사원 임모 씨)

“노인정도 못 가고 심심해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생각하면 백신 인센티브가 다행이다 싶어요. 그런데 정작 저 같은 20대 여성을 위한 백신은 언제쯤 가능한 건지….”(28세 회사원 김선경 씨)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자에 대한 방역 완화 방안이 발표되자 시민들은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이전처럼 가족을 만나고 마스크를 벗을 날이 가까워지는 걸 반겼다. 하지만 자칫 코로나19가 다시 대유행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여전했다. 아직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일반 청년·중년층 그리고 희귀혈전 논란으로 아예 ‘노쇼(no-show·예약 불이행)백신’조차 맞을 수 없는 30세 미만 사이에서는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껴졌다.

전문가들의 우려도 이어졌다. 특히 정부가 1차 백신 접종자에게까지 방역 완화 혜택을 주기로 한 것에 대해 “시기상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외 마스크 미착용자는 검문을 하기도 힘들어 보인다”며 “마스크 착용 여부는 신규 확진자 추이 등 방역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혜택 확대만으로 예약률과 접종률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접종 기피의 원인은 이상반응에 대한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은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 때문인데 이에 대한 해소 방안은 없이 접종자에 대한 혜택만 내놓은 건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확진자 수가 여전히 등락을 거듭하며 안정되지 않는 가운데 최근 변이 바이러스마저 확산 추세인 것도 불안 요인이다. 실제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만에 200명 가까이 늘어 707명에 달했다. 소규모 가족·지인 모임 등 추적이 힘든 개별 접촉을 통한 감염 비율 역시 4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변이 바이러스 확진도 총 1400건에 달하는 가운데 관련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선 대구 유흥업소 집단감염도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접종률이 10%가 안 되는 상황에서 (접종자 방역 완화) 조치는 너무 빠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차 접종만으로도 전파와 감염 위험이 낮아진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며 “방역조치 완화는 2차 접종까지 마친 접종 완료자들이 중심이며, 1차는 예외적으로 적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 방안은 상반기 1300만 명 접종을 달성한다는 전제 하에 추진하는 것”이라며 “만약 달성이 안 된다면 해당 조치에 대해서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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