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등 끄기만 잘 해도 온실가스 감축… “친환경 생활 어렵지 않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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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법
안 쓰는 전기 플러그는 뽑아두고, 옥상-베란다에 태양광 패널 설치
과대포장 없는 상품 구매도 효과… 22일 오후 8시부터 10분 소등행사
“잠시라도 지구에 휴식을 주세요”

2019년 4월 22일 지구의 날 소등행사에 참여한 서울 용산구 남산 N서울타워. 평소엔 외부 조명이 켜져 있지만(왼쪽 사진) 이날은 모두 껐다(오른쪽 사진). 불필요한 조명을 끄는 것은 개인이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환경부 제공
2019년 4월 22일 지구의 날 소등행사에 참여한 서울 용산구 남산 N서울타워. 평소엔 외부 조명이 켜져 있지만(왼쪽 사진) 이날은 모두 껐다(오른쪽 사진). 불필요한 조명을 끄는 것은 개인이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환경부 제공
전 세계에서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와 긴 장마 등 이상기후 현상이 반복되면서 기후변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018년 과학자들로 구성된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도 이상 올라 이상기후가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 전 세계 정부는 에너지 전환과 신산업 구상 등으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한국 역시 정부와 기업이 잇따라 ‘2050년 탄소 중립’(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0이 되는 개념) 실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의식 변화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실천에 나설 수 있는 행동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봤다.

○대기 전력 아끼고 대체에너지 생산

22일 제51회 지구의 날을 맞아 환경부는 오후 8시부터 10분 동안 전국에서 소등행사를 진행한다. 불을 끄는 시간은 단 10분. 누구나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지만 그 효과는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지구의 날에도 전국 소등행사를 진행했다. 17개 시도 2900여 곳에 이르는 공공기관이 참여했다. 82만 채에 이르는 대형 아파트 단지도 동참했다. 당시 환경부는 이들이 10분 동안 불을 끈 덕에 전력 4만1189kWh(킬로와트시)를 아꼈고, 온실가스 배출량 약 20t을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30년생 소나무 3077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맞먹는 규모다.

지구의 날 소등행사처럼 평소에도 쓰지 않는 방의 조명을 끄는 게 좋다. 대기전력을 줄이는 습관만 들여도 환경 보호에 큰 도움이 된다. 대기전력은 전자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아 둬 소요되는 전력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각 가정에서 이런 식으로 사라지는 대기전력은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11%에 달한다. 특히 셋톱박스와 에어컨, 보일러, 밥솥, 컴퓨터 등에서 새는 전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을 아끼는 것을 넘어 집을 ‘발전소’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재생에너지 가운데 가장 보편적인 게 태양광에너지다. 옥상이나 베란다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BIPV)’도 고려할 수 있다. 건물 외벽과 유리에 태양광 모듈을 장착해 전기를 생산하는 BIPV는 패널 설치 공간을 따로 들이지 않고, 건물 자체로 발전할 수 있다.

간단하지만 생활 속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도 지구를 살리는 행동이다. 환경부는 올 3월 플라스틱 줄이기를 다짐하는 ‘고고 챌린지’를 시작했다. 고고 챌린지는 ‘일회용 컵 사용 줄이고! 텀블러 챙기고!’와 같은 일상의 실천을 다짐하고 주변에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을 시작으로 퍼져 나간 이 챌린지에는 19일 반기문 국가기후환경위원회 위원장도 참여했다.

○친환경 소비는 기업도 바꾼다

상품을 고를 때 저탄소 제품 혹은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과대 포장을 하는지, 재활용이 잘 안 되는 복합 재질로 만들어졌는지 등을 소비자가 따지기 시작하면 기업은 변할 수밖에 없다. 최근 플라스틱 빨대를 빼거나 과자 속 플라스틱 상자를 없애는 기업이 늘어나는 이유다.

기존 제품을 활용해 새로운 상품으로 만든 ‘새활용’(업사이클링)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재활용’에서 진일보한 개념으로, 최근 여러 의류브랜드에서 출시하는 페트(PET)병을 재활용한 의류와 가방 등이 대표적이다. 폐가죽과 현수막이 가방이나 앞치마로 활용되기도 하고, 버려지는 커피가루가 화분으로 다시 탄생하기도 한다. 새로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새활용 제품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훨씬 적다.

자동차를 새로 구입하거나 빌릴 때 무공해차(전기차, 수소차)를 사는 것도 친환경 소비에 해당된다. 정부는 연내에 기존 내연기관차의 판매 종료 시점을 확정할 계획이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충전 시설과 지급되는 보조금 등을 고려하면 점차 입지가 줄어드는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와 수소차를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역시 차량을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기업에는 ‘무공해차 전환’을 앞당기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온실가스#전등#환경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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