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4.7 재·보궐 참패 이유, 재난지원금 ‘선별지급’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11일 1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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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불만, 자영업자들도 등돌려"
"3, 4차 큰돈 쓰고도 욕먹는 패착 중 패착"…인터넷 여론 확산
이재명 "원망과 배신감 불길처럼 퍼질 것" 과거 발언 재조명

더불어민주당이 재난지원금의 ‘선별지급’을 고집한 것이 이번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주장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나가는 것이 눈에 뚜렷이 보인다”라며, ‘선별지급’이 불러올 국민들의 분노를 예견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과거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8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내가 생각하는 이번 선거 패배의 원인’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해당 글에서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것은 부동산이나 LH 사태가 원인의 일부일 수는 있어도 그렇게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제일 큰 패착은 재난지원금 가지고 자영업자들 다 등 돌리게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차 때(선별지급) 그 효과가 미미함을 봤으면, ‘내가 틀렸구나’하고 다른 사람들이 하자는 걸로(보편지급) 했으면 좋았을 걸, 끝까지 선별로 지원했던 것은 3,4차 지원까지 그 큰 돈을 쓰고도 욕먹는 패착 중의 패착”이라며 “심지어 지원 대상이었던 중소상인들 조차도 선별보다 보편지급으로 하자고 했는데도 결국 무시했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 ‘faxxx’ 아이디의 작성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민주당 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 몇 가지를 열거한 뒤, “재난지원금 선별지급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주변 사람 이야기를 들어도 가장 정부를 욕하는 점”이라며 “선별지급은 양날의 검이다. ‘나도 피해봤는데 왜 안줘’라는 이야기가 가장 많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최저임금도 그렇지만 선별지급이 제일 한 몫 하지 않았나 싶네요”, “선별이 아닌 전 국민 대상으로 적은 돈이라도 지원하고 힘내라고 했어야 했다”, “받는 사람 누구도 고마워하지 않았고, 못 받은 사람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는 배제였다” 등 민주당의 ‘선별지급’ 결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처럼 재난지원금 ‘선별지급’이 민주당의 4.7 재보궐선거 패인으로 지목되면서 과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발언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해 9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결혼 반지를 판 젊은 부부를 언급, “이 젊은 부부와 같이 갑자기 사정이 나빠진 사람은 이번 지원(선별)의 대상이 못될 가능성이 높다”며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이라는 성어를 제시, “2400년 전 중국의 맹자도, 250년 전 조선왕조시대 다산도 ‘백성은 가난보다도 불공정에 분노하니 정치에선 가난보다 불공정을 더 걱정하라’고 가르쳤다”며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공화국에서 모두가 어렵고 불안한 위기에 대리인에 의해 강제 당한 차별이 가져올 후폭풍이 너무 두렵다”라고 선별지급이 불러올 파장을 예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선별지급으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국민들의 분노가 이번 투표를 통해 발현된 것만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재명 지사가 끝까지 보편지급을 주장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도 “국민들이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해도 침묵했던 이유는 ‘나보다 어려운 사람이 있기 때문’이지 ‘내가 잘 살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라며 “이 지사의 말처럼 국민들이 배제감과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 민주당을 지지했을 때 내가 실제 이익 볼 수 있겠다는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야말로 향후 민주당이 풀어나가야 할 최우선 과제일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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