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코로나 백신 접종할까…예방접종위 판단에 관심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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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6일 0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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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5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를 최종 허가했다. 식약처 법정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와 동일하게 만 16세 이상이면 투약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우리나라에서 만 16세는 대부분 고등학교 1학년이다. 생일이 지난 고등학교 1학년~3학년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진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지금까지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이 투약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국내에 없었다. 하지만 화이자 백신 투약 나이가 만 16세로 정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다만 고등학생이 실제로 예방접종을 진행하려면 거쳐야 할 절차가 더 남아있다. 우선 백신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소아·청소년 중 고등학생 접종을 결정해야 한다.

◇세 차례 검증한 식약처 “만16세 이상 허가”…미성년 투약 가능한 첫 백신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최종점검위원회가 화이자 백신 ‘코미나티주’에 대해 임상시험 최종결과보고서 등을 허가 후 제출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실시한 두 차례 자문 결과와 동일하게 만 16세 이상 효능·효과뿐만 아니라 허가도 타당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종점검위원회는 화이자 백신의 안전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한다”며 “이상사례도 백신 투여에 의해 예측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백신 임상에서 나타난 이상사례는 주사를 맞은 신체 부위에 통증, 발열, 피로,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이다. 대부분 경증이며, 예방접종 후 며칠 내로 증상이 사라졌다.

모든 임상 등록 대상자 4만3448명 중 백신 투여와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중대한 약물이상반응’은 4건이 확인됐다. 이 중 림프절병증과 심실성부정맥은 회복됐다. 어깨부위 상처, 요청·양측하지 통증은 회복 중이다. 화이자 백신의 효과성은 예방효과율 약 95%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3중 검증 체계를 가동 중이다. 검증 자문단→중앙약심→최종점검위원회로 이어지는 세 단계를 통해 백신 안전성과 효과성 등을 검증한다. 최종점검위원회는 지난 2월 22일 열린 검증 자문단, 25일 열린 중앙약심에 이어 식약처 마지막 자문 및 검증 단계이다.

국내에서 화이자 백신은 코로나19 치료병원 의료진이 투약 중이다. 5일 0시 기준 3909명이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나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 중증 이상반응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해외 사례에 비춰볼 때 0.1~0.2% 비율로 화이자 백신 역시 이상반응이 보고될 가능성이 높다.

‘코미나티주’는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텍사가 공동 개발한 유전자 mRNA 백신이다. 이 백신은 mRNA와 지질나노입자(LNP)로 구성돼, 화학적으로 단단한 결합이 아니기 때문에 최종점검위는 사용상의 주의사항에 ‘부드럽게 뒤집는다’, ‘흔들지 않는다’를 포함하도록 했다.

이 약의 효능·효과는 만 16세 이상에서 코로나19를 예방한다. 용법·용량은 원액을 희석 후 0.3밀리리터(mL)을 1회 접종한 뒤 3주 후에 추가로 접종한다. 보관 조건은 영하 60~90도에서 6개월이다. 다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냉동 상태인 화이자 백신 원액을 ‘영하 25도에서 영하 15도 사이’에서 2주일까지 보관·배송하는 방안을 허용했다고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FDA와 같은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화이자가 FDA에 제출한 것과 같은 임상 자료는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면서도 “관련 자료가 제출되면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부작용 신고 부담 커…학부모, 예방접종 동의율 등 주목

고등학생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접종 대상자가 미성년자인 만큼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 부작용 위험에 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감염으로 의심되는 미성년자 사망 신고가 접수된 후 온 나라가 들썩인 전례를 비춰보면 질병청 예방접종전문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가장 우려되는 부작용은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 중증 이상반응이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알레르기 과민 반응 증상으로, 백신 생산에 쓰이는 특정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벌초 중 벌에 쏘여 쇼크가 왔다거나 음식물 섭취 후 갑자기 기도가 막혀 호흡 곤란이 오는 경우도 아나필락시스 반응의 일종이다.

과잉 면역반응인 사이토카인폭풍과는 다른 현상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독감백신뿐 아니라 모든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할 확률은 100만 백신 접종 당 1.31건이다.

미성년자인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예방접종을 진행할 경우 학부모 동의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동의율을 조사하는 절차도 밟아야 한다. 서울대병원 등 국내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동의율은 88%를 기록했다.

지난달 방역당국이 1순위 접종 대상자인 만 65세 미만 요양병원, 요양시설 입소자 및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를 조사한 결과, 93.8%가 예방접종에 동의했다. 아스트라제제네카(AZ) 백신 접종 대상자 30만8930명 중 93.6%가,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자 5만829명 중 94.6%가 각각 접종에 동의했다.

하지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는 이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백신에 대한 불필요한 우려를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4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김연수 서울대병원 원장은 “백신은 장점이 크고, 우리 사회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첫걸음이 되기 때문에 신뢰를 가져야 한다”며 “모든 백신이 근거가 있는 제품이다. 국민들은 믿고 맞아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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