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마당]쓰레기 감량-재활용으로 ‘양’부터 줄이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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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인천 서구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쓰레기 매립지가 있어 오랜 세월 주민들이 환경적, 경제적 피해를 입어 왔다. 게다가 화력발전소, 폐기물처리시설, 아스콘, 석유화학, 주물단지 등 여러 환경유해시설이 몰려 있어 ‘환경 재앙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관련해 환경부,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 간 4자 협의체 논의가 미진하고 대체매립지 후보 공모 역시 지지부진하다 보니 매립지 연장 사용 의혹 여론이 일고 있다.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기 위하여 현실적 해결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 하루빨리 4자 협의체가 모여 매립과 소각에만 의존하는 후진국형 쓰레기 처리 체계를 바꾸자는 선언부터 해야 한다. 매립장과 소각장으로 가는 쓰레기양을 50% 이상 줄이자고 함께 외치는 거다.

쓰레기 처리 선진화의 출발점은 발생지 처리 원칙의 실천이다. 각 시도뿐 아니라 시군구에서도 쓰레기 감량과 재활용에 대한 세부적인 실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 4자 협의체 최종 합의문에도 친환경 자원순환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인천시가 ‘환경특별시 인천’을 실천하고 있고, 인천 서구는 쓰레기 자체 처리를 위한 항목별 예산을 세워 놓았다.

재활용산업 육성을 위해 파격적인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 민간 재활용업체에만 분리쓰레기 처리를 맡기는 시장경쟁 원리로는 후진국형 재활용 수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최소 10년 만이라도 공공형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면서 육성자금을 통해 친환경 첨단 재활용 기술을 보급해야 한다. 현재의 매립과 소각에 사용되는 공공비용 중 일부(약 20%)만 지원해도 충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환경부 ‘스마트 그린도시’ 공모 사업에 최종 선정된 서구는 자원순환 선도형 순환경제 커뮤니티 구축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일회용기가 아닌 다회용기를 사용토록 하고,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연료나 물질로 만들어내는 재활용센터를 운영하려 한다. 수도권 전체가 이런 식으로 하면 수도권매립지 쓰레기 반입량의 최고치(40%)를 차지하는 건설폐기물을 100% 재활용할 수 있다.

쓰레기 감량과 재활용을 하고 난 나머지 물량에 대해 매립 및 소각 처리를 할 경우 매립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규모 매립 방식이 아닌 직매립 제로화를 목표로 소규모, 성상별, 첨단공법 도입과 같은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소각도 최첨단 방식으로 열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자원순환형으로 바꿔야 한다.

이제 수도권매립지와 같은 대규모 쓰레기 처리장을 찾으려는 의식은 버리자. 지역마다 세계적인 친환경도시인 브라질의 쿠리치바와 일본의 기타큐슈, ‘인류의 미래도시’라 불리는 스페인의 폰테베드라에 버금가는 도시를 만드는 실천이 필요한 때다.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소통마당#인천#쓰레기 감량#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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