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측 “檢관계자가 도피 방법 알려줘…이종필도 도움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1일 2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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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입장문 통해 주장 쏟아내
“술자리 접대 받은 검사 3명은
대우조선 수사팀서 함께 근무”

뉴스1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와 관련한 현직 검사와 수사관의 술 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이 21일 검사 출신 전관변호사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락현)는 라임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이 자필 입장문을 통해 검사와 수사관 등에게 술 접대를 제공했다고 지목한 검사 출신 A 변호사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이날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A 변호사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이 A 변호사 등과 함께 술 접대를 받았다고 지목한 라임 수사팀의 수사관 B 씨의 사무실과 휴대전화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았다고 지목된 현직 검사에 대한 강제수사도 곧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김 전 회장은 16일 구치소에서 작성한 ‘사건 개요 정리’라는 제목의 A4용지 5장 분량의 자필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7월 A 변호사와 함께 현직 검사 3명에게 서울 강남구 청담동 룸살롱에서 1000만 원어치의 술 접대를 했고, 이 가운데 1명은 이후 라임 수사팀 책임자로 합류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은 21일 두 번째 입장문을 공개하면서 “A 변호사와 함께 검사 3명과 술접대를 한 건 확실한 사실”이라며 “이들은 예전 대우조선해양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한 동료들”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근 법무부 감찰 조사를) 받을 당시 사진으로 두 명을 이미 특정했다. 다른 한 명은 사진으로는 80% 정도 확실하다 생각해서 특정 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42·수감중)이 도피 당시 검찰 관계자로부터 도피 방법 등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도 도주 당시 검찰의 도움을 받았다고도 했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김 전 회장은 올 1월부터 도피 생활을 하다가 올 4월 은신처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A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의 첫 번째 입장문이 공개된 직후 “김 전 회장에게 현직 검사들을 소개해줬다는 등 김 전 회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A 변호사는 2007년 검사 재직 시절 김 전 회장을 피의자로 처음 만났으며, 김 전 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뒤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로 활동하던 A 변호사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A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의 수원여객 횡령 사건 등 총 7건의 라임 관련 사건에 선임계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19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A 변호사로부터 술 접대를 받았다고 김 전 회장이 지목한 검사 2명과 수사관 1명을 특정해 서울남부지검에 뇌물수수 및 부정청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남부지검은 20일 금융조사부 소속 검사 4명과 형사부 소속 검사 1명 등으로 ‘라임 사태 관련 검사 향응수수 등의 사건’ 전담팀을 구성했다. 검사 5명은 기존에는 라임 사기 의혹 수사에 관여하지 않았다.

이와 별도로 서울중앙지검은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가족 및 주변 사건 등과 관련해 결과만 보고받도록 수사지휘권을 발동한데 따른 후속조치로 수사팀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담당 수사팀에 검사를 충원하는 방안과 별도의 수사팀을 만드는 방안 등을 폭넓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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