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그 먼 거리를? 말이 안 되는데…” 연평도 주민들 ‘갸우뚱’

연평도=김태성 기자 , 목포=이형주 기자 입력 2020-09-24 20:29수정 2020-09-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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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바다에서 그 먼 거리를 정말 일부러 갔다고요? 말이 안 되는데….”

24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주민들은 A 씨(47)가 월북하다가 북한군에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A 씨가 사망한 등산곶 인근 해상은 처음 그가 실종된 소평도 인근에서 약 38km가 떨어져 있다. 부유물 하나에 의지한 채 그 거리를 이동했단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신중근 연평도 어촌계장은 “서해 바다는 조류와 바람이 조금만 바뀌어도 그대로 중국 쪽으로 떠내려가 버린다”며 “바다에 대해 조금만 안다면 이런 경로로 월북은 수영선수라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6·25전쟁 이후 평생 연평도에서 살았다는 주민 김모 씨(87)는 “육로에서 걸어가도 먼 거리를 누가 헤엄을 치느냐. 게다가 북방한계선에서 한참 아래인 소연평도 앞바다에서 월북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연평도 주민들은 A 씨의 죽음에 의문을 가지면서도 일단 차분하게 지켜보겠다는 반응들이 많았다. 주민 송모 씨는 “물론 불가능이란 없다. 다만 어떤 증거가 있어 (정부가) 월북이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주민들도 실종 원인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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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의 직장인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도 월북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 직원은 “군에서 너무 쉽게 월북으로 단정했다. 가족을 버리고 갔다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은 “A 씨는 해양고등학교를 나와 외항선 항해사로 근무해 바다 상황을 잘 안다”며 “군에서 감청 내용이나 위성사진 등을 공개하면 의문이 사라질 것”이라 말했다.

시민단체도 북한군의 민간인 사살을 규탄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비무장한 민간인을 사살하고 시신을 훼손한 건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비인도적 행위”라며 “방역 때문이라도 납득할 수 없는 과잉대응이며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북측의 즉각 사과도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북한은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것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도 “문재인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북한에 철저한 해명과 관계자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연평도=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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