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수도권 대유행 초기 단계, 의료시스템 붕괴될 수 있는 위기상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7일 2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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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의료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상황이다.”
7개월 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끌어온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17일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그만큼 현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지금 수도권 상황을 어떻게 보나.
“현 상황을 대규모 유행의 초기 단계라 판단하고 있다.”

―어느 정도로 위험한가.
“(코로나19의) 전파 속도가 워낙 빠르고 대부분 면역이 없기 때문에 한 번 노출되면 감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대규모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것이 2차, 3차 전파로 이어질 경우 ‘마치 둑이 무너지듯이’ 방역과 의료대응에 한계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역에 미치는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
“확진자 1명당 접촉자 수가 평균 10~20명 이상이다. 밀접접촉자 이외의 같은 공간에 있었던 분들은 다 검사를 수행하기 때문에 다중이용시설에 장시간 머무른 경우 노출자 규모가 상당히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명을 조사하면 발병 2일 전, 발병 5일 후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되기 때문에 방역 역량이 쫓아가기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지금 이 유행을 꺾지 않으면 방역 역량만 가지고서는 유행을 통제하기 어렵다.”

―현재 가장 시급한 조치는 무엇인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 집단발병의 접촉자 명단을 시급히 파악해 검사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현재 가장 위험도가 높다고 파악되는 종교시설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게끔 관리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사랑제일교회 측에서 진단검사 결과를 문제 삼는데…
“‘보건당국에서 검사를 하면 모두 다 양성이 나온다’라는 거짓 뉴스가 전파되고 있다고 들었다. 결코 사실이 아니다. 방역당국의 검사 결과는 조작이 불가능하고 그럴 이유도 없다.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교인들 생명도 위험해지고,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방역당국을 믿고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 달라.”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 대응은 방역당국이나 의료계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모든 국민이 같은 마음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수칙을 지켜야만 현재의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불요불급한 모임과 회식, 단체행사는 취소해 달라. 종교 활동, 각종 회의 등도 가급적 비대면으로 전환해 주시라. 특히 밀폐된 실내에서 마스크 없이 식사 대화하는 것을 피해 달라. 밖에서 열심히 쓰다가 실내에 들어가서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만 걸치면 아무 (방역) 효과가 없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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