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한라산 구상나무 시험 묘목 90% 생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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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숲면적 15.2% 감소
유전자원 보전 위해 묘목 식재
2026년부터 본격 복원사업 추진

한라산 구상나무 복원을 위해 진행한 어린나무 식재 사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구상나무를 되살릴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소나뭇과에 속하는 구상나무는 피라미드 형태로 곧게 펴진 늘 푸른 모습, 죽어서도 기묘한 형상 등을 간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한라산에 가장 광대한 숲을 형성하고 있지만 2006년 738.3ha에 달하던 숲 면적이 2015년 626.0ha로 15.2% 감소했다. 10년 동안 구상나무 숲 112.3ha가 사라진 것이다. 태풍에 따른 뿌리 흔들림, 가뭄, 겨울철 폭설 등 복합적인 기상이변으로 구상나무가 말라 죽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구상나무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2일 한라산국립공원 어리목탐방로 만세동산 일대에 구상나무 묘목 1000그루를 심었다. 이 묘목은 한라산 구상나무의 유전자원 보전을 위해 자생지에서 수집한 종자를 한라산연구부 양묘시험포지에서 6년간 자체적으로 키운 것이다.

세계유산본부는 이번에 심은 구상나무 묘목까지 총 4000그루에 대해 2026년까지 생육 상태 등을 연구 관찰한다. 2017년 한라산 영실, 2018년 선작지왓, 2019년 사제비동산 등 3곳에 각각 1000그루의 구상나무 묘목을 시험 식재한 결과 현재 90%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세계유산본부는 어린나무 식재 사업과 함께 구상나무 자생지에 기상측정 장비를 설치해 환경 모니터링 체계를 갖춘다. 한라산 구상나무 고사 및 쇠퇴 원인 규명을 위해 병해충 조사와 고사목 나이테 분석을 통한 연구도 진행한다. 구상나무 복원 매뉴얼을 수립해 2026년부터 본격적인 복원사업을 추진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구상나무#멸종위기종#어린나무 식재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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