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 학부모들 “특권 시각 온당치 않아”…27일 청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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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26일 1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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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영훈국제중 학부모들이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국제중 지정 취소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뉴스1
대원·영훈국제중 학부모들이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국제중 지정 취소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뉴스1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국제중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대원·영훈국제중 학부모들이 오는 25일로 예정된 청문을 앞두고 연일 지정 취소에 반대하는 침묵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학부모들은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아이들이 능력을 키우며 공부할 터전을 지켜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발표된 특성화중 운영성과 평가(재지정 평가)에서 기준 점수(70점)를 충족하지 못해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대원·국제중이 학교 측 입장을 소명하는 청문 절차가 25일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 각각 진행된다.

민변 출신인 정연순 법무법인 경 대표변호사 주재로 진행되는 청문에서 서울시교육청은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됐음을 설명할 예정이다. 반면 두 학교는 이미 평가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교육부 동의까지 이뤄질 경우 지정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상태다.

대원·영훈국제중 학부모들은 지난 22일부터 매일 오전 11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70명씩 돌아가며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집회는 오는 7월13일까지 계속되며 청문 당일에는 오전 9시부터 ‘종일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두 학교 학부모들은 비가 쏟아진 이 날도 우비를 입고 침묵시위를 열었다. ‘학생의 선택권 보장’ ‘전산추첨 입학인데 특권학교 웬말이냐’ ‘불공평한 평가기준, 지정취소 결사반대’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와 팻말을 내걸고 서울시교육청을 규탄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직장에 다니는 영훈국제중 2학년 학부모 A씨(46)는 이날 반차를 내고 집회에 참석했다.

A씨는 “교육청은 국제중을 ‘귀족학교’라고 부르고 입시교육을 조장한다고 비판했지만, 정작 강남에 사는 다른 학생과 비교해 사교육 참여 비율이 현저하게 낮다”며 “학생들이 질 높은 공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평가 기준까지 높여가면서 박탈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원국제중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B씨(43·여)도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만족도가 높은 좋은 학교인데 특권 프레임을 씌워 없애려 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국제중이 없어져야 한다고 하는데, 학교 2곳을 없애 공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몇이나 되겠냐”고 토로했다.

서울시교육청(대원·영훈국제중학교)과 부산시교육청(부산국제중학교), 경기도교육청(가평 청심국제중학교) 등은 올해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평가(재지정 평가)에서 기준 점수를 70점(100점 만점)으로 5년 전 평가보다 10점 높였다.

학부모들은 기준 점수가 높아진 것 자체는 공통 사항인 만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서울시교육청에서 유독 국제중에 불리하게 평가 지표를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평가에서 학생·학부모·교사 만족도를 각 3점씩 9점 만점을 부여했다. 5년 전 평가에서는 각 5점씩 15점 만점이었고, 경기도·부산시교육청은 이번에도 15점 만점을 적용했다.

특히 경기도·부산시교육청은 만족도 평가에서 ‘4.0 이상’만 나오면 만점을 주지만, 서울시교육청은 ‘4.5 이상’인 경우 만점을 줬다. 학생·학부모·교사 만족도에서 각각 4.4점이 나왔다면 경기도·부산시교육청 평가에서는 15점을 받지만 서울시교육청 평가에서는 6.3점에 그친다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국제중 4곳 가운데 대원·영훈국제중을 제외한 부산국제중과 청심국제중은 국제중 지위를 유지하게 되면서 학부모들의 불만이 더 커진 상황이다.

대원국제중 2학년 학부모 C씨(50·여)는 “대원·영훈국제중은 신입생을 전산추첨으로 뽑는 데다 전체의 20%는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해 특권 학교라는 지적은 온당치 않다”며 “재학생은 국제중학생으로 졸업할 수 있는 데도 학부모들이 집회에 나선 것은 교육 환경이 좋은 학교를 다음 세대도 계속 이용하기를 바라는 바람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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