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생때같은 애들 어떡해”…세월호 분향소 시민들 ‘눈시울’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16일 1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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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6주기를 나흘 앞둔 12일 오후 희생자 유가족들이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2020.4.12 © News1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나흘 앞둔 12일 오후 희생자 유가족들이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2020.4.12 © News1
“저 생때같은 애들을 어떡해.”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 YMCA 2층 백제관에 마련된 세월호 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을 기억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올해 세월호 추모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온라인 시민참여 프로젝트와 분향소 설치로 축소했다.

광주YMCA에서는 ‘부재, 304 기억의 편지’를 주제로 시민들이 직접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필사하고 아이들의 꿈을 직접 컬러링한 전시회로 대신했다.

기억의 편지 곳곳에는 경찰관, 요리사, 태권도 선수, 의사 등 아이들의 다양한 꿈이 담겨 있었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희생된 아이들의 영정사진에서 짧게 묵념한 후 노란리본을 조형물에 달고 분향소에 마련된 기억의 공간을 둘러봤다.

적막만 가득한 분향소에는 간간히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의 훌쩍이는 소리가 전부였다.

분향소를 찾은 이행숙씨(79·여)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아이들의 영정사진을 보며, 추모의 의미로 노란리본을 대형 조형물에 걸면서 연신 눈물을 닦았다.

이씨는 “저 생때같은 애들이 한순간에 바닷속에 잠겼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우리 애들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찢어지는데 부모 마음을 오죽할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최부덕씨(85·여)는 “어째서 아직까지 애들이 희생된 이유를 모르는지 당최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향소를 둘러 본 이들은 세월호의 상징인 노란리본 스티커를 휴대전화에 붙이고 리본고리를 가방에 걸어가기도 했다.

분향소 앞에서 시민들에게 노란리본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던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김재희씨는 길을 오가는 시민들에게 세월호와 리본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가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노란리본을 다는거예요. 세월호 유가족분들은 시민들이 노란리본을 소지하고 계신 것만으로도 정말 큰 위로와 힘을 얻어요.”

이정난씨(79)는 “이 조그만 게 그런 힘이 있으면 당연히 달아야지”라며 노란리본을 집어들었다.

이씨는 “세월호도 알고 노란리본도 알았지만 이게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그렇게 큰 힘이 되는지 몰랐다. 그저 상징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오늘부터라도 노란리본을 달고 다녀야겠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시간을 짬을 내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의 발길이 늘었다.

회사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마치고 세월호 기억공간을 찾았다는 김민주씨(31·여)는 경기도 안산에 살다가 광주로 내려와 세월호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그는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이 제 동생과 나이가 같고 안산에서 살다와 남일 같지 않았다. 매번 추모제를 참석했고 항상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더 또렷이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들의 영정사진과 기억의 편지로 꾸며진 기억공간을 바라보며 “아이들이 너무 말을 잘 들어서… 말을 잘들어서 참 그렇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세월호 참사를 접한 최정윤씨(25·여)는 “학교에서 뉴스를 보고 충격에 빠진 친구들이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며 “고3이었지만 야자시간까지 몰래 뉴스를 보고 구조자 수를 세보던 때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최씨는 “세월호 6주기를 맞은 만큼 세월호 7시간 문건의 진실이 밝혀져 세월호 진상규명에도 힘이 더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의 목소리는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로 모아졌다.

시민상주모임 김재희씨는 “5·18민주화운동은 오랜 투쟁의 결과 많은 부분이 사실로 드러났지만 망언과 폄훼발언이 있었다. 사실이 온전히 드러나지 않은 4·16의 세월호는 그만큼 유가족들이 힘들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신 분들도 있다”며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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