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만 명에도 다운됐는데…16일 400만명 ‘2차 온라인 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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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16일 0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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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 첫날인 지난 9일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 고교 교사. © News1
온라인 개학 첫날인 지난 9일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 고교 교사. © News1
전국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교 1~2학년이 16일 온라인 개학을 한다. 지난 9일 고3과 중3에 이어 2차 온라인 개학이다. 9일이 시범경기였다면 2차 온라인 개학은 본경기에 해당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제외한 모든 학년이 이날부터 온라인으로 등교해 원격수업을 듣는다.

2차 온라인 개학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고3과 중3 86만명이 온라인 개학을 한 이후에도 거의 매일 원격수업 시스템에서 접속장애가 발생했는데 이날부터 400만명의 학생이 원격수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주로 활용하는 원격수업 학습관리시스템(LMS)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중·고교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서 운영하는 EBS 온라인 클래스, 초등학교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e학습터를 주로 활용한다.

특히 온라인 클래스는 9일 온라인 개학 이후 10일을 제외하곤 매일 접속 장애가 발생해 교사와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온라인 개학 첫날(9일) 오전부터 EBS 온라인 클래스 중학교용 사이트에서 병목 현상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오전 9시부터 1시간15분 동안 교사와 학생이 접속을 못 하거나 접속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틀간의 ‘적응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원격수업을 듣기 시작한 지난 13일에는 EBS 온라인 클래스 고등학교용 사이트가 말썽을 일으켰다. 이날 오전 8시50분부터 오전 11시30분까지 2시간40분 동안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EBS 온라인 클래스 고등학교용 사이트는 14일에도 오전 9시45분부터 오전 10시55분까지 1시간10분가량 로그인이나 출석 확인, 동영상 재생이 되지 않아 교사와 학생이 불편을 겪었다.

KERIS에서 운영하는 e학습터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별 문제가 없었던 e학습터도 지난 14일 오전 8시55분부터 낮 12시55분까지 4시간 동안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e학습터에는 초등학교뿐 아니라 중학교 학습자료도 탑재돼 있는데 일부지역 중학교에서 로그인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온라인 개학 이후 거의 매일 학습관리시스템에서 접속장애가 반복되면서 2차 온라인 개학 첫날부터 ‘접속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부터는 원격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이 기존보다 3.6배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 9일부터 원격수업에 참여하는 고3과 중3 학생은 85만8006명이다. 2차 온라인 개학에는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등학교 1~2학년 312만7015명이 새로 원격수업에 참여한다. 원격수업을 받는 학생이 398만5021명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다만 전날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4·15총선)에서 투표소로 활용된 학교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수업을 시작하도록 해 접속량이 분산될 수 있다. 4·15총선에서 투표소로 활용된 학교는 전국 1만1896개 학교 중 53.7%인 6394개교다.

EBS와 KERIS는 서버 용량의 문제는 아니라며 접속 단계에서 과부하를 줄이는 등의 조치들을 잇따라 마련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EBS 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는 각각 300만명이 동시접속할 수 있게 시스템을 확장했었다.

EBS는 접속 단계 간소화와 로그인 처리 방식 개선으로 접속 지연에 대비하고 있다. 로그인 방식을 ‘중앙 로그인’에서 학교별 ‘로컬 로그인’으로 분산했다. 메인 페이지를 거치지 않고 개별 클래스의 인터넷 주소(URL)로 바로 접속할 수 있다.

접속 방식도 기존에는 초·중학교와 고등학교 2개의 게이트로 접속하는 방식이었지만 100개의 서버로 분산해 로그인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서버 1개는 3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 교사들이 자료를 업로드할 때 속도를 초당 2Gbps에서 22Gbps로 11배로 늘렸다. 업로드 서버와 다운로드 서버를 분리하고 고성능 콘텐츠 저장소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KERIS도 e학습터의 접속을 안정화하기 위해 권역별 분산 시스템 방식을 도입하고 인프라를 확충했다. 전국을 12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로 서버를 구축해 접속하는 시스템으로 개선했다. 1개 서버는 47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어 산술적으로는 571만2000명이 e학습터에 동시에 접속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전산장비가 오류를 일으켜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장비에서 오류가 발생해 접속장애를 일으키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EBS 온라인 클래스에서 첫날 접속장애는 ‘네트워크결합스토리지’(NAS) 장치에서 발생한 병목 현상 때문이었다. 13일에는 접속량(트래픽) 분산 조치 과정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 14일 접속 지연 문제는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해주는 장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지난 14일 제8차 신학기 개학준비 추진단 회의 결과를 설명하며 “시뮬레이션과 과부하 테스트 등을 통해 (16일 전에)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아야 하겠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만반의 대비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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