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 주부에게 흔한 ‘내측 반월상 연골 파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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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

인하대병원 류동진 정형외과 교수(왼쪽)가 ‘내측 반월상 연골 후각 기시부 파열’ 증세로 봉합술을 받은 박모 씨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 류동진 정형외과 교수(왼쪽)가 ‘내측 반월상 연골 후각 기시부 파열’ 증세로 봉합술을 받은 박모 씨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직장인 박모 씨(45·여)는 평소 걷기 등 다양한 운동을 즐겨 온 생활 습관을 갖고 있어 건강문제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직장 생활과 가사 일을 병행했지만 특별히 아픈 곳도 없었다. 그런 그에게 2개월 전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발을 내딛는 순간 무릎 뒤쪽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났다.

이후 참기 힘든 통증이 이어지자, 박 씨는 동네 병원을 찾았다. 초기 퇴행성관절염이 의심된다는 의사 소견에 따라 주사와 물리 치료를 받고 약을 처방 받았지만 무릎 통증은 계속됐다.

결국 인하대병원을 찾은 박 씨는 주치의 류동진 정형외과 교수로부터 ‘내측 반월상 연골 후각 기시부 파열’이라는 진단과 함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았다. 박 씨는 류 교수와의 상담을 통해 관절경을 이용한 반월상 연골 후각 기시부 봉합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관절운동과 재활치료에 나설 예정이다.

‘내측 반월상 연골 후각 기시부 파열’ 증상은 환자 10명 중 8, 9명이 여성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반월상 연골은 무릎 관절의 내·외측에 위치한 반달모양의 구조물이다. 관절의 하중과 충격을 흡수·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오랜 시간 쪼그린 채로 일을 하는 동양 문화권의 나라에서 반월산 연골이 파열되는 경우가 높다. 바닥 생활 습관으로 인해 무릎 관절을 많이 사용하면서 박 씨처럼 내측 반월상 연골 후각 기시부 파열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사 노동이 많은 한국 여성들에게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무릎을 꿇은 채로 오랜 시간 걸레질을 하거나 쪼그려 앉는 일을 반복하면 이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내측 반월상 연골 후각 기시부 파열’ 증상은 퇴행성 무릎질환이 나타나는 50대 초반∼60대 후반의 여성들 사이에서 주로 발병한다. 특히 장년층은 연골판의 탄력이 감소하고 충격이 누적된 상태여서 퇴행성 파열을 조심해야 한다. 각종 연구 논문 등에 따르면 파열 후 2∼3년이 지나면 무릎 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내측 반월상 연골 후각 기시부 파열’은 예전에는 보존적 치료를 하거나 연골 부분 절제술을 시행했다. 최근에는 평균 수명 증가와 본인 관절을 최대한 보존하고자 하는 욕구로 봉합술을 많이 시행하는 추세다. 하지만 파열이 됐다고 모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연령이 낮고 최소 2개월의 목발 보행과 6개월의 회복 기간이 필요한 만큼 환자가 치료 과정에 적극 협조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65세 이상이거나 체질량 지수가 높은 경우와 이미 반월상 연골의 퇴행성 변화, 내측관절 연골의 손상이 심할 경우 치료 성공률이 낮다. 이 때문에 무릎 관절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법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류 교수는 2013년부터 이 분야에 대한 논문을 10편 이상 꾸준히 발표하면서 수많은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이런 노하우를 갖고 있는 류 교수 등 인하대병원 의료진은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환자의 상태를 고려한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한다.

류 교수는 “내측 반월상 연골 후각 기시부 파열은 파열 양상과 연골의 퇴행 변화 상태, 환자 개인의 활동 상태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며 “증상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법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하대병원#내측 반월상 연골 파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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