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지역감염 가시화…열 나도 ‘동네병원’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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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20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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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20일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 앞에서 한 발열환자가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News1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20일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 앞에서 한 발열환자가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되면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대처방안이 중요해졌다. 전문가들은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한편 의심증상이 있다고 무작정 동네병원이나 응급실을 찾아가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질병관리본부는 20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확진자가 31명이 추가로 발생해 누적 확진자는 총 8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에서만 19일에 이어 이틀간 확진자가 48명이 발생한 데다가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가 다수 나오자 정부는 현 국내상황을 지역사회 감염 전파 시작단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우선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에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 당장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이라며 “기존 권고사항에는 마스크를 일상생활에선 쓰진 않아도 된다고 나와있지만 코로나19가 퍼지고 있는 지역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도 “손 자주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는 기본 위생수칙”이라며 “병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갈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이 밀집된 곳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낫다고 대부분의 전문가는 조언한다. 코로나19는 비말(침방울), 접촉 등으로 주로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중국 보건당국은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 전파 가능성을 공식 인정했다. 다만 에어로졸 전파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은 밀폐된 환경에서 오랜 시간 고농도의 에어로졸에 노출된 상황으로 국한했다.

대구·경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3명 추가로 발생한 가운데 19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응급실이 폐쇄된 상태다. © News1
대구·경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3명 추가로 발생한 가운데 19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응급실이 폐쇄된 상태다. © News1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초기엔 감기와 증상이 똑같다. 건강하고 젊은 사람의 경우 경미한 증상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본인이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이들에게 병을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31번째 확진자의 경우 교회라는 특정 장소에서 밀집된 상태로 예배를 봐 밀착(접촉), 비말, 공기 감염 등의 가능성을 키웠다”며 “최대한 다중이용시설은 이용하지 말고 마스크를 써서 타인으로의 전염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욱 교수는 “사람들이 밀집된 공간에서 감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슈퍼전파 사례 등을 통해 확인됐다”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교회예배나 회의, 학교 수업 등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에 잘 먹고 잘 쉬면서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예방 방법 중 하나다. 천은미 교수는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 면역이 중요하다”며 “젊고 건강한 사람들의 코로나19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독감예방 주사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면서도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걸려 병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는데 독감예방 주사를 맞으면 독감 하나는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일 몸에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생겼다면 동네병원이나 응급실을 무작정 찾아가선 안 된다. 우선 집에서 쉬면서 몸 상태를 지켜본 뒤 이상증상이 지속되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문의한 후 필요한 경우 선별진료소를 찾아가야 한다.

천은미 교수는 “코로나19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종플루 등 보다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 만일 의심환자가 개인병원이나 외래진료를 받았다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다면 해당 병동이 폐쇄되고 의료진이 격리된다”며 “이같은 상황이 반복될 경우 심각한 ‘의료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응급실이 폐쇄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병원 내 연쇄 감염’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보건소나 1339의 안내부터 받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 또한 지난 19일 기침·발열 등 감기 증상이 있다고 병원·응급실에 바로 찾아가지 말라는 권고를 내놓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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