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인데, 흐흐”…신종코로나 장난전화에 1339콜센터 신음한다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11일 1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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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질병관리본부 1339콜센터에서 상담원들이 상담전화를 응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전문 콜센터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상담원들 외에도 보건·의료 등 전문인력 19명이 상주하고 있다. /뉴스1 © News1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질병관리본부 1339콜센터에서 상담원들이 상담전화를 응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전문 콜센터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상담원들 외에도 보건·의료 등 전문인력 19명이 상주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방역 최전선에서 있는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 상담원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걸려오는 장난전화에 난감하기 일쑤다.

“진짜 전화가 되는지 궁금해서 전화했다”는 사람은 기본이고, 실컷 상담을 받아놓고 뒤늦게 “뻥인데, 흐흐”라는 말을 남기며 전화를 끊는 일이 계속 벌어진다.

박혜미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장은 11일 오송 질병관리본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난전화가 많아진 것을 크게 걱정했다. 허위 상담전화를 받는 동안에 정작 의사(의심)환자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박 센터장은 “호기심이나 장난 삼아 전화를 하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며 “정작 1339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그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부탁했다.

1339 콜센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콜센터 상담원은 전화를 건 의심환자가 보건소나 선별진료소가 있는 의료기관으로 가도록 안내하고 있다.

의심환자가 선별진료소를 거치지 않고 일반병원에 들렀다가 나중에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병원내감염은 물론이고 지역사회 전파가 빨라질 수 있다. 이런 불상사를 막는 게 1339 콜센터의 주된 역할이다.

하지만 평소 300~400건이던 상담전화가 약 2만건까지 늘면서 상담원들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겨울철 독감과 감기 환자가 많아진 것도 상담전화가 많아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

상담전화 내용을 들여다 보면 의심환자가 전혀 아닌 경우가 대다수다. 이를테면 주변에 중국인이 지나갔다, 아랫집에 중국인이 살고 있어 너무 걱정된다는 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2미터 이내 비말(침방울)에 의해 감염된다. 자주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면 감염될 위험이 매우 낮다.

국내 확진환자 28명 중 대부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방문했거나, 감염자 가족에 의한 2차 및 3차 감염자다. 국내 치명률도 중국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전역 0.16%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박혜미 센터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물건으로 전파된 사례는 아직 없다”며 “과도한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쇄도하는 전화에 1339 콜센터는 19명이던 상담원 수를 4일 기준 596명까지 늘렸다. 상담원 수가 예전보다 31배로 많아졌지만,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업무량이 더 늘었다.

1339 콜센터 상담원은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지만 증상이 의심된다”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한다. 이럴 때는 해외여행 여부, 중국인과 접촉한 적이 있는지, 증상이 무엇인지 꼼꼼히 묻고 의심할 만한 증상이 전혀 없으면 일반병원에 가게끔 안내한다.

박혜미 센터장은 “불안감 때문에 전화를 걸어도 충분한 상담과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심야 시간에 술을 마시고 상담원을 괴롭히는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전화를 끊는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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