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인사 여진…“권력이 싫다는 뜻 뚜렷, 어떻게 해야 하나” 내부 글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9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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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의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News1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의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News1
윤석열 검찰총장의 핵심 참모진을 전원 해체하는 수준의 인사를 두고 검찰 내부의 술렁임이 이어지고 있다. 즉각적 반발보다는 검찰이 인사권을 가진 청와대를 향한 수사를 하다 좌천되는 구조적 한계에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완(48·사법연수원 27기)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어제 발표된 검찰 고위직 인사는 그 과정과 내용 모두 낯설지만 검찰이 사정기관으로 바로 서는 데 도움이 되는 경험일 것”이라며 “이번 인사를 계기로 다음과 같은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토론해 봤으면 한다”고 적었다.

박 검사는 특히 “검사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 또는 집단에 대한 수사를 하다가 이번처럼 수사 활동에 동의하지 못한다 내지 싫다는 뜻이 뚜렷하게 담긴 인사가 이뤄졌을 때 검사들은 그러한 인사를 어떻게 평가하고 내면화해야 하는가”라며 “나아가 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고 했다.

박 검사는 또 “한국에서 검사는 수사의 개시, 진행, 종료를 어떤 기준을 가지고 결정해야 하는가”라며 “수사재량이 너무 광범위해 쉽지 않으나 지침 형태로 만들고 구체화하는 작업을 시도하는 건 어떤지”라고 했다.

이어 “수사 주체가 진실을 밝히기 어려운 쪽으로 급속도로 수사 환경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사안의 경우 어느 정도의 수사 단서가 있어야 수사에 착수할 수 있고, 어느 정도 수사를 하고 마무리해야 수사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나 수사미진의 비난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수사의 실패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이 무엇인가. 입증에 성공한 혐의 사실이 적으면 수사가 실패한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성패에 대한 외부인의 시각을 우리는 어떻게 업무와 결정에 반영해야 하는가”라며 “각 쟁점마다 상반된 시각을 가진 국민들로 구성된 대한민국에서 시각을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가”라고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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