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멧돼지 사살’ 가능하다고 했지 쏜다고는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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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4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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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발언과 달리 군 사살 안해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국내 양돈업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접경지역 비무장지대(DMZ) 내 야생 멧돼지에 대한 군의 사살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육군본부와 경기 연천군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민통선 안쪽인 연천군 중면 도연리에서 야생 멧돼지가 폐사해 있는 것을 28사단 측이 발견해 연천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연천군은 오전 9시30분께 현장에서 사체를 수거하고, 시료를 채취해 국립환경과학원에 보냈다.

이와 관련, 발견된 야생 멧돼지 사체가 군 사살에 의해 총탄을 맞고 이동한 뒤 죽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으나, 확인 결과 육군 측은 현재 야생 멧돼지에 대한 사살을 실시하지 않고 있었다.

이는 지난 8일 강원도 철원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비무장지대 안에서의 사격이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해 교전 수칙상 자제시켰는데, 군사분계선 남쪽 2㎞ 밑으로 멧돼지가 넘어오는 것이 분명해 보일 경우 사살할 수 있도록 유엔군사령부와 협의해 동의를 얻었다”고 발언한 것과 배치된다.

국방부 역시 지난 9일 군사분계선 남측 2㎞ 남방한계선 철책을 넘는 멧돼지는 포획하기 어려운 경우 사살한 후 사체를 방역기관에서 처리하도록 합동참모본부를 통해 하급부대에 지침을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비무장지내 내 야생 멧돼지에 대한 군 당국의 즉각적인 사살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실상 아프리카 돼지열방 방역을 철책에 의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3일 연천군 중면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사체도 민통선 철책 바로 안쪽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육군본부 측은 “야생 멧돼지 포획과 사살은 지자체의 업무”라며 “야생 멧돼지가 관측되면 지자체의 유해야생동물 피해방지단에 통보하고 현장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천군에서는 올해 4월에도 민통선 안쪽에서 멧돼지 사체가 발견됐으나,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연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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