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나고 불나고…’ 광주 음식물 쓰레기 수거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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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3일 1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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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 2자원화시설 정기 보수 20여일만에 또 고장
민간 처리시설은 화재로 마비…다른 시설은 포화

음식 폐기물 수집 용기. © News1
음식 폐기물 수집 용기. © News1
광주시가 음식물자원화시설 설비 관리 부실로 긴급 보수에 들어가면서 음식물 쓰레기 수거 대란 조짐이 일고 있다. 민간 처리시설도 포화 상태라 일선 구청에선 음식물 처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13일 광주시와 5개 구에 따르면 광주 최대의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인 서구 유덕 제2자원화시설이 정기 보수 검사를 마친 지 20여일만에 고장났다.

시는 지난달 하루 150톤을 처리하는 광산구 송대 제1자원화시설과 하루 300톤을 처리하는 서구 유덕 제2자원화시설 설비 정기 보수를 마쳤다. 정기 보수는 상·하반기 두 차례 실시한다.

유덕 2자원화시설은 지난달 5일부터 18일까지 정기 보수 검사를 마치고 정상가동했다. 하지만 20여일만인 지난 11일 소화조 과부하에 따른 기능 저하로 정상 가동이 어렵게 돼 긴급 보수에 들어갔다. 보수기간은 1차 11일부터 22일, 2차 24일부터 7월6일까지다.

유덕 시설이 고장나면서 시는 긴급 보수 기간 음식물 쓰레기 반입을 하루 300톤에서 200톤으로 줄이겠다고 5개 자치구에 통보했다.

또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음폐수 발생량의 50%를 자치구에서 처리하고 처리비용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일선 자치구에서 대납하도록 했다.

음폐수 발생량은 하루 130톤. 5개 구에서 65톤을 처리하고, 시 환경공단이 65톤을 자체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음폐수 처리 비용은 톤당 17만원이다. 자치구에서는 하루 1100만원씩, 1차 보수기간인 11일간 1억2000여만원을 부담하게 됐다.

광주 한 구청 관계자는 “시에서 시설 관리 부실로 발생한 사안임에도 일선 구청에 음식물 처리를 떠넘겼다”며 “이 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하루 100톤만 받겠다고 해 울며 겨자먹기로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음폐수 처리 비용도 비용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광주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양은 하루 평균 450톤. 그동안 공공처리시설인 송대(150톤)와 유덕(300톤) 자원화시설에서 처리했고 포화상태가 되면 민간 음식물 처리시설을 이용했다.

민간 처리시설은 광주 남구 성주환경(150톤), 담양 청록바이오(95톤), 화순 그린에코바이오(100톤) 등이 있다.

하지만 성주환경은 지난 4일 갑자기 불이 나면서 전기시설과 건물 외복, 지붕 등이 소실돼 음식물 처리 기능이 마비됐다. 복구하는 데 2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청록바이오는 처리 용량이 많지 않고 화순 그린에코바이오는 나주와 곡성 등에서 오는 음식물 쓰레기로 이미 포화상태다.

일선 구청에선 비상이 떨어졌다. 수거해도 처리할 방법이 없으니 지연 수거를 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에 음식물 쓰레기를 절반만 수거하거나 수거차량에 담아놓기도 한다. 구청엔 음식물 쓰레기 수거를 왜 하지 않느냐는 민원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광주 한 구청 관계자는 “다량 배출사업장이나 식당 등은 놔두고 공공에서 수거하는 양만 450톤”이라며 “월요일은 훨씬 쓰레기 양이 많다 보니 민간업체에 돈을 2배 이상 줘가면서 처리하지만,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구청 관계자는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음식물 배출량이 평상시보다 늘고 있는 상황이라 하루하루 근근이 버티고 있다”며 “공단에서 철야근무라도 해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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