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수소탱크 폭발 원인 두고 다양한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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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9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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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압력 폭발, 수소탱크 안 산소 유입 가능성 등
강원TP 포함 피해액 340억원 잠정 집계

강원 강릉시 테크노파크 강릉제1벤처공장 내 수소탱크 폭발 사고의 원인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강원도와 강원테크노파크(TP), 강릉시 등에 따르면 해당 공장은 정부의 수전해(P2G·Power to Gas) 에너지 저장 기술 사업 중 하나인 태양광·수소에너지저장장치(HESS) 실증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는 최초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수전해 장치가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와 산소로 나눈 후 분리된 각 기체를 압축해 탱크에 보관하는 구조다.

사고 시설의 경우 산소는 따로 보관 없이 공기 중에 배출하고, 수소만 1기당 4만L 규모의 탱크 3기(1기 0.7M㎩의 저압, 나머지 2기 1.2M㎩의 고압)에 저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상용화된 기술이 아니어서 사고 사례도 전무하기 때문에 폭발 원인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내부압력에 의한 폭발 가능성과 수소탱크 안에 산소가 들어갔을 경우다.

그 증거로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를 보면 잠시간 화염이 번쩍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수소가 산소와 만났을 때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용접용기로 알려진 폭발탱크에 외부충격 등으로 이상이 생겨 산소가 들어가게 되면 약간의 불꽃으로도 폭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화학업계에 근무하는 한 종사자는 “수소는 단독적으로 폭발하지 않고 산소와 결합했을 때만 폭발한다”며 “탱크 내부에 있던 수소가 어떤 방식으로든 산소와 만났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구체적 불길의 크기는 확인할 수 없지만 화염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상당한 무게의 철제 탱크를 200m 밖으로 날리거나 수㎞ 떨어진 도심에서도 무언가 터지는 소리를 생생히 들을 수 있는 점 등을 미뤄볼 때 음속을 초과하는 과격한 폭발인 폭굉(爆轟)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폭굉은 폭발과 달리 수십 배에 달하는 압력 상승이 일어날 수 있기에 사고 후 주변의 유리창과 건물 등의 파손 정도로 볼 때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수소탱크에 주입할 가스량을 조절하는 장치에 문제가 생겨 압력을 이기지 못한 용기가 터진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수소탱크도 문제일 수 있지만 이에 앞서 작동하는 수전해 장치에 원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 장치가 이상을 일으켜 물에서 분리된 산소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수소탱크 내부로 함께 들어가 폭발이 일어난 것 아니냐는 이론이다.

강원TP 관계자는 “이례적 사고인데다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보니 현재로서는 모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생업을 잃어버린 피해기업이 업무를 볼 수 있는 임시 공장과 사무실을 지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TP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잠정 집계된 피해액은 기업 측 180억원을 포함해 강원TP측 피해액인 160억원을 추가한 340억원 가량이다.

피해 기업들로 구성된 강릉수소탱크폭발재해 피해대책위원회는 이날 산자부와 중기부 관계자들을 만나 대책본부를 만들어 지원 방안 등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강릉=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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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폭발사고 현장감식. © News1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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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한 강릉 폭발사고 현장. © News1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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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사고현장 살피는 관계자들. © News1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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