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노조 파업 가결…버스요금 인상으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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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11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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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버스파업 안 돼, 적절한 합의안 찾아야”
서울시, 요금인상 부정적…“경기도와 상황 달라”

서울역 버스 환승센터에서 버스들이 줄지어 지나는 모습. /뉴스1 © News1
서울역 버스 환승센터에서 버스들이 줄지어 지나는 모습. /뉴스1 © News1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서울시 버스노조의 파업 투표가 가결되면서 버스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날 오후 서울시 버스노조 파업 관련 동향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박 시장은 “버스 파업으로 시민 불편함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서울은 다른 시도에 비하면 임금 수준이나 근무 여건이 괜찮은 편이니 잘 설득해서 적절한 합의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시 버스노조는 지난 9일 파업을 두고 투표를 벌인 결과 전체 노조원 1만7396명 중 1만5532명, 89.3%가 찬성표를 던져 가결됐다. 노조는 쟁의조정기한인 오는 14일 자정까지 사측과 협의가 안 될 경우 15일 이후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울시 버스노조의 조합원은 총 1만7000여명, 운행 버스는 7400여대로 파업이 현실화되면 서울 대중교통은 비상상황에 처한다.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노조의 임금 인상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버스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더욱이 이번 버스노조 파업은 서울 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전국의 버스노조가 잇따라 파업을 결의하고 있다. 경기·부산·울산·대구·광주 등도 파업을 가결했다. 전국적으로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라 근무시간이 줄어들면서 낮아질 수 있는 임금을 보전해달라는 것이 주된 요구사항이다.

서울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인력을 300명 이상 추가 채용하고, 운행 횟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주 52시간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해왔다. 현재 서울시 버스기사의 평균 근로시간은 47.5시간이다. 최대 쟁점은 임금 인상률로 노조는 5.98%의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주 52시간제 타격이 가장 큰 곳은 경기도다. 300인 이상 업체 22개가 몰려있어 약 3000명 정도의 추가 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도는 정부의 재정지원을 요청하지만, 국토부는 경기도에서 200원 정도 버스 요금을 올리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요금 인상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경기도는 ‘수도권 통합환승제’를 이유로 서울·인천이 동조해야 버스요금을 인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주 52시간제에 대비해 기사 충원 등 별도로 준비해왔기 때문에 요금 인상 요인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 통합환승제와 관련해 환승 정산 과정에서 경기도가 손해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별도의 방안을 마련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또 서울시는 적자분을 지자체가 보전해주는 ‘준공영제’를 도입하고 있어 임금인상에 따른 부담을 ‘요금인상’으로 해결하는 대신 ‘재정부담’도 고려할 수 있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서울도 요금 인상 요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재정부담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며 “버스요금을 인상할지, 재정부담을 늘릴지 정책 판단의 문제로 반드시 요금을 인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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