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오빠 잘 지내시죠?”…세월호 찾은 어린 학생들 추모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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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3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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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신항서 학생들 주도로 5주기 추모식 진행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삼일 앞둔 13일 오전 전남 목포시 달동 목포신항에 마련된 세월호 5주기 추모행사장에 미수습자 5명의 사진이 걸렸있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사진 앞에 마련된 ‘세월호가 걸어온 3년’이라는 주제의 세월호 이야기 전시물을 감상하고 있다./뉴스1 © News1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삼일 앞둔 13일 오전 전남 목포시 달동 목포신항에 마련된 세월호 5주기 추모행사장에 미수습자 5명의 사진이 걸렸있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사진 앞에 마련된 ‘세월호가 걸어온 3년’이라는 주제의 세월호 이야기 전시물을 감상하고 있다./뉴스1 © News1
세월호 5주기를 삼일 앞둔 13일 전남 목포 신항만에서 열린 ‘기억하라 행동하라’ 세월호 참사 목포 지역 학생 추모식에서 목포정명여중 합창단 학생들이 유가족 인사말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뉴스1 © News1
세월호 5주기를 삼일 앞둔 13일 전남 목포 신항만에서 열린 ‘기억하라 행동하라’ 세월호 참사 목포 지역 학생 추모식에서 목포정명여중 합창단 학생들이 유가족 인사말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뉴스1 © News1
13일 전남 목포 신항만에서 열린 ‘기억하라 행동하라’ 세월호 참사 목포 지역 학생 추모식에서 학생들이 노란리본 플래시몹을 선보이고 있다./뉴스1 © News1
13일 전남 목포 신항만에서 열린 ‘기억하라 행동하라’ 세월호 참사 목포 지역 학생 추모식에서 학생들이 노란리본 플래시몹을 선보이고 있다./뉴스1 © News1
“언니, 오빠 잘 지내시죠?”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삼일 앞둔 13일 오전. 빛바래고 녹이 슨 세월호 선체가 우뚝 서 있는 목포신항에는 500여명의 목포지역 중·고등학생과 시민들이 모여 세월호 5주기를 추모했다.

세월호 참사 5년 ‘기억과 약속’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월호 참사 목포지역 학생 추모식’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묵념을 시작으로 학생 대표들 추모사, 합창단 공연, 416명의 학생이 참여한 플래시몹 등으로 진행했다.

추모식 사회를 맡은 목포중앙여중 주시현양(15)은 “5년 전 우리는 채 펴지 못한 꽃들을 보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슬퍼만 했습니다. 5년 전 그때를 기억하며 조금이나마 넋을 기리고 추모하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며 추모식 시작을 알렸다.

목포혜인여중 학생회장 최미소양(15)은 “매년 이맘때쯤 우리는 다시 세월호를, 그날의 아픔을 기억할 것입니다. 때로는 현재의 삶에 밀려 세월호를 잠시 잊고 지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그 아픔과 슬픔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 세월호 참사, 세월호 인양, 세월호 진상규명 등 일련의 세월호 사건들과 함께 성장한 ‘세월호 세대’들이다.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당시 겨우 9살, 10살, 12살에 불과했다. 모두 초·중학생들이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기억을 묻는 질문에 학생들은 하나같이 ‘충격적이고 너무 슬펐다’며 감정으로만 세월호를 기억한다고 답했다.

추모곡을 부른 정명여중 합창단원 김예진양(14)은 “초등학교 때 뉴스를 보고 울었던 기억밖에 없다. 뉴스에 나온 말들을 모두 이해할 순 없었지만 너무 충격적인 기억이다”고 말했다.

참사 당시 예진양은 9살,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5년이 지난 2019년 예진양은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한 행사에 합창단원으로 참여했다.

예진양은 “그때는 우는 것밖에 할 수 없었는데 오늘 이렇게 언니, 오빠들을 위해 추모 공연도 할 수 있어 너무 뿌듯하고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떨리는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웃어 보였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또 다른 세월호 세대인 한세은양(17)이다. 세은양은 2014년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이듬해인 6학년 때부터 매년 세월호 추모 행사에 참여했다.

세은양은 “해가 바뀔 때마다 추모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올해는 분위기가 많이 차분하고 유해져서 좋기도 하면서 섭섭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는 너무 슬픈 일인데 조금은 축제 같은 분위기가 어색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마냥 슬픈 것보다는 나은 것 같아 복잡하다. 아직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목포신항의 세월호 아이들은 5년 동안 성장했고, 각자의 방법으로 세월호에 대한 새로운 기억과 감정을 쌓아가고 있었다.

추모식에 참석한 장은정씨(38·여)는 416명의 아이들이 노란 풍선을 들고 대형 ‘세월호 리본’을 만드는 플래시몹 공연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서있었다.

그는 “세월호와 같이 자란 아이들이고, 성장해 이렇게 추모 행사를 주도하는 것을 보니 뭉클하고 너무 대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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