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 “가축분뇨 유입 줄여 대청호 녹조 줄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지난해 91개 축산農서 분뇨 수거… 친환경 퇴비 만들어 농가에 보급
습지조성 통한 수질 정화사업도

충청권 400만 명의 식수원인 대청호는 전국 하천과 호수 가운데 녹조(綠潮)가 가장 심하기로 악명이 높다. 조류경보제 도입 이후 2014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경보가 발령됐고, 발령 기간도 가장 길었다. 전문가들은 대청호 녹조의 원인을 상류 지역의 오염물질인 가축분뇨와 각종 쓰레기 등이 정화되지 않은 채 흘러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충북 옥천군이 대청호의 녹조를 줄이기 위해 가축분뇨 수거사업과 습지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옥천군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 말까지 옥천읍과 군북면, 군서면에 있는 91개 축산농가에서 모두 6603t의 가축분뇨를 수거했다고 14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옥천읍 4622t(61곳), 군서면 1361t(23곳), 군북면 620t(1곳) 등이다.

가축분뇨 수거사업은 대청호 줄기인 서화천 주변 축사에 방치된 가축분뇨가 녹조 발생의 주범이라는 판단에 따라 환경부와 옥천군, 환경단체 등이 함께 시작한 퇴비나눔사업이다. 각 축사에서 모은 가축분뇨를 발효시켜 친환경 퇴비를 만든 뒤 수거에 협조한 축산농가에 양에 비례해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쿠폰은 논과 밭, 과수원 등에 비료를 주는 시기에 맞춰 맞바꾸면 된다. 이번에 수거한 분뇨로 만든 친환경 퇴비는 5만628포대(1포대당 20kg)다.

옥천군은 축사 주변에 방치되거나 농경지에 과다하게 뿌려졌다가 하천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가축분뇨를 거둬들이면 해마다 반복되는 대청호 녹조 발생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이 사업을 시작한 지난해 대청호 녹조 발생 경보일수는 78일로, 2017년의 119일보다 41일 줄었다. 옥천군 환경과 수계관리팀 이충하 주무관은 “녹조 발생의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인 가축분뇨를 줄인 것이 녹조 발생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8000t의 가축분뇨를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옥천군은 습지 조성을 통한 수질 정화에도 나섰다. 축산폐수가 일차적으로 모이는 옥천읍 구일소류지 유입부에 12월까지 국비 등 34억 원을 들여 오염원 저감을 위한 9400m² 규모의 습지를 만들기로 했다. 이 소류지 인근에는 20여 곳의 대형 축사가 있는데 이곳으로 모인 축산폐수가 구일천과 소옥천을 지나 대청호 녹조의 진앙으로 불리는 군북면 추소리 수역으로 유입된다. 옥천군은 습지가 조성되면 이곳의 수질이 깨끗해지고 대청호 녹조를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녹조는 식물 플랑크톤의 일종인 남조류가 과다 증식해 강이나 호수가 푸르게 변하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햇빛이 차단되면 물속 산소 농도가 줄어들면서 어류가 폐사하는 등 생태계 불균형이 일어난다. 또 녹조 현상이 생긴 물을 마시면 몸에 독성물질이 쌓일 수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녹조#친환경 퇴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