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수산업 보고’ 입지 굳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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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무안·신안 갯벌낙지 맨손어업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
보성 뻘배어업 등 7개 중 5개 보유

최근 국가중요어업유산 7호로 지정된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일명 거랭이로 불리는 도구를 사용해 재첩을 채취하는 방식이다. 전남도 제공
최근 국가중요어업유산 7호로 지정된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일명 거랭이로 불리는 도구를 사용해 재첩을 채취하는 방식이다. 전남도 제공
‘수산업 보고(寶庫)’인 전남이 국가중요어업유산 최다 보유지로 입지를 굳혔다.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과 무안·신안 갯벌낙지 맨손어업이 ‘2018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최근 지정되면서 전남은 국가중요어업유산 7개 중 5개를 보유하게 됐다. 내년에는 전남 강진의 가래치기와 신안 홍어잡이, 순천 짱뚱어낚시 등 전통 어법이 국가중요어업유산에 도전한다.

○ 국가중요어업유산 최다 보유


국가중요어업유산은 해양 경관과 어업 생태계, 전통 어업, 해양문화 등 어촌의 중요한 가치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고 보전하기 위해 2015년 도입됐다.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되면 자원 복원과 환경 정비, 관광자원 활용 등을 위해 3년간 7억 원을 받게 된다.

첫해에는 제주 해녀어업(1호)과 보성 뻘배어업(2호), 경남 남해 죽방렴어업(3호)이 지정됐고, 2016년에는 신안 갯벌 천일염업(4호), 지난해에는 완도 지주식 김양식어업(5호)이 각각 지정됐다.

최근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과 무안·신안 갯벌낙지 맨손어업이 해양수산부로부터 ‘2018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전남은 국가중요어업유산 7개 중 5개를 갖게 됐다.

무안·신안의 갯벌낙지 맨손어업은 남성은 ‘가래 삽’을 사용하고 여성은 맨손으로 갯벌에 서식하는 낙지를 채취하는 전통 어법이다. 무안·신안의 갯벌은 영양분이 풍부한 펄 갯벌이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유연하고 부드러운 육질을 가진 낙지를 잡을 수 있다. 가래 삽은 일반 삽보다 작고 끝이 뾰족해 갯벌을 파기 쉬운 모양으로 제작된 낙지잡이 전용 삽이다.

전남 광양·경남 하동의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은 ‘거랭이’라고 하는 손틀 도구를 이용해 재첩을 채취하는 어업 방식이다. 섬진강은 국내 재첩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재첩 주 생산지다. 광양시와 하동군이 전통 어업유산 보전·관리를 위해 함께 협력하고 있다.

○ 어촌 활성화 시너지 효과

전남도는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전통 어업 자산을 발굴해 국가중요어업유산 추가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강진 가래치기, 순천 짱뚱어낚시, 신안 홍어 주낙, 완도 갓후리어법 등 예비 자원을 발굴해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대상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가래치기는 대나무로 만든 원통형 바구니로 물을 뺀 저수지 바닥을 눌러 가래 안에 갇힌 물고기를 잡는 전통 어법이다. 낚시보다 힘은 들지만 논농사가 끝나고 물을 뺀 저수지에서 마을 주민이 한데 어우러져 물고기도 잡고, 잡은 물고기로 요리를 해서 나눠먹으며 마을 화합을 다지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성과 다양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홍어 주낙은 미끼를 끼우지 않고 200m에 달하는 주낙에 낚싯바늘을 연결하고 해저에서 30cm 정도 떠 있도록 고정해 유영하는 홍어를 잡는 방식이다. 황강달이, 노래기, 볼락, 고등어, 가자미를 미끼로 써왔지만 1970년대부터는 ‘7’자 모양 바늘을 미끼 없이 사용한다. 역사는 짧지만 홍어가 남도의 대표 수산물인 데다 홍어잡이 어민의 희소성 등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짱뚱어 낚시어법은 바늘 4개를 사방으로 부착한 낚시를 낚싯대에 줄로 매달아 짱뚱어가 사정거리에 들어오면 재빨리 잡아채 몸의 일부를 걸어 잡는 어법이다. 갯벌 위를 기어 다니는 습성을 이용한 것으로 운이 좋으면 한 번에 2마리 이상이 낚시에 걸리기도 한다. 갓후리어법은 작은 어선이 해안에서부터 바다 쪽에 그물을 풀고 해안으로 돌아오면 육지에서 그물 양끝을 끌어당겨 물고기를 잡는 방법이다. 완도군 신지면 명사십리해수욕장이 갓후리 최적지다. 명사십리는 자갈이 없고 모래도 고와 그물을 이동하기에 좋다.

이경석 전남도 해운항만과 주무관은 “국가어업유산으로 지정되면 어촌 방문객이 늘어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등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바다를 끼고 있는 자치단체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국가중요어업유산#섬진강 재첩잡이#무안 갯벌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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