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시장 안 뜨는데 망원시장 떴다…이유는?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8일 0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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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전통시장인 마포구 망원시장과 강북구 수유시장이 비슷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연예프로그램 방영으로 망원시장 주목도가 높아진 것을 이유로 꼽았다.

박상훈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연구교수와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도시연구’ 19권에 게재한 ‘소셜 빅데이터를 이용한 전통시장 활성화 요인 도출 연구’를 통해 망원시장과 수유시장을 분석했다.

망원시장과 수유시장은 생활밀착형 시장으로 시장 주변 거주 주민이 주로 찾는 전통시장이다. 인구나 가구 규모도 비슷하다.

반경 1㎞ 인구는 망원시장이 8만5692명, 수유시장이 9만5392명이다. 같은 범위 안 가구 수는 망원시장이 3만8257가구, 수유시장이 4만2056가구다.

전통시장 매출에 영향을 주는 반경 1㎞ 이내 상점의 경우도 두 시장이 대체로 비슷한 조건이었다. 대형유통상업시설은 망원시장은 2곳, 수유시장은 1곳으로 망원시장이 많았지만 중소규모 유통상업시설은 망원시장이 19개, 수유시장이 30개로 수유시장이 많았다.
이처럼 물리적 조건은 비슷했지만 두 시장 매출액은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이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두 시장의 13개 공통업종 매출액을 비교한 결과 12개 업종에서 망원시장이 수유시장보다 매출액이 많았다. 해당 업종 평균매출액의 합계도 망원시장이 6억2574만원으로 수유시장(2억4858만원)의 2.5배에 달했다.

전통시장의 중심인 음식과 소매 관련 업종에서 모두 망원시장 매출이 크게 앞섰다. 수유시장이 앞서는 업종은 전통시장과는 거리가 있는 유흥주점 뿐이었다.

두 시장이 시장 형태와 규모 등 여건 면에서 비슷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출액이 2배 이상 벌어지는 것은 매우 큰 차이라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차이의 원인을 찾기 위해 웹·블로그 등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소셜 매트릭스 프로그램을 가동해 다양한 분석을 시도했다. 그 결과 2004~2005년과 2014~2015년, 10년 사이에 두 시장간에 큰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2004~2005년 망원시장을 핵심어로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한 결과 상위권 단어는 망원렌즈와 카메라 등 망원시장이 아닌 카메라 관련 단어들이었다. 반면 상인과 추석 등 시장 관련 핵심어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다 망원시장은 2014~2015년 분석에서 반전을 이뤘다. 카메라와 망원렌즈 순위는 하락한 반면 맛집과 닭강정 등 시장 관련 단어는 상위권에 포진했다.

또 육중완, 먹거리 등 신규단어가 상위권에 자리해 인식 변화가 뚜렷했다. 인기가수 육중완이 망원시장에서 물품을 사는 장면이 한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되면서 이 시장이 누리소통망과 인터넷상에 자주 노출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망원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이었던 수유시장은 같은 기간 동안 정체한 것으로 분석됐다.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 결과 2004~2005년 당시 수유시장과 관련성이 적은 모유, 아기, 엄마 등이 상위권이긴 했지만 수유역, 강북, 지하철 등 위치 관련 단어도 도출돼 시장 인지도 면에서 수유시장이 망원시장보다 앞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4~2015년에도 수유시장을 알릴만한 새로운 핵심단어가 등장하지 않은 채 10년째 비슷한 단어만 웹상에 계속 노출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망원시장의 경우처럼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각종 매체 노출을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구진은 “망원시장의 매출액이 수유시장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난 이유는 콘텐츠의 다양성 때문”이라며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개별 시장만의 매력과 대형마트가 줄 수 없는 문화 예술 관광의 가치를 전통시장의 강점으로 살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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