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도 헛탕이었는데…” 한숨 짓는 꽃게 어민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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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꽃게 남획-불법 어업으로 올 하반기 어획량도 감소 예상
어민들, 조업기간 연장 요청

비가 내린 3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당섬나루터에 어선이 정박해 있다. 연평어장에서 꽃게 조업에 나서는 40여 척의 어선 중 나루터에는 10여 척만 보인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
비가 내린 3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당섬나루터에 어선이 정박해 있다. 연평어장에서 꽃게 조업에 나서는 40여 척의 어선 중 나루터에는 10여 척만 보인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

1일부터 인천의 대표적 꽃게 주산지인 옹진군 연평어장(면적 764km²)에서 하반기 꽃게 조업이 시작됐지만 어민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다. 상반기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데다 하반기에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인천 해역에서 꽃게 생산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생의 밀도를 조사한 결과 2016년 1000m³당 4669마리에서 지난해 3209마리로 크게 줄었다고 4일 밝혔다. 꽃게 자원량도 2014년 3만7513t, 2015년 3만5353t, 2016년 3만4406t, 지난해 3만1212t으로 점차 감소했다. 꽃게 생산량은 유생의 분포밀도, 자원량 외에도 강수량과 수온, 어장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꽃게가 겨울잠을 자며 성장하는 시기인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인천 해역의 수온은 최근 10년 평균치(6.0도)보다 낮은 3.7도에 머물렀다. 또 어린 꽃게와 알을 품은 꽃게의 남획, 불법 어업 등으로 올 하반기 어획량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69%나 감소해 수입이 줄어든 연평도 어민들은 요즘 바다에 나가 부지런히 꽃게 조업에 나섰다. 하지만 2009년 이후 어획량이 계속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9년 295만 kg을 정점으로 2010년 242만 kg, 2011년 225만 kg, 2012년 189만 kg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3년 역대 최저인 97만 kg에 그쳤다. 2014년 이후 매년 110만∼150만 kg대를 유지했다.

대부분 꽃게 어선은 금융기관에서 어선과 부동산 등을 담보로 선원들에게 지급할 인건비와 기름값 등을 대출받아 조업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어획량이 줄어들면 큰 빚을 떠안게 된다. 어획량이 신통치 않아 인천시와 정부에 조업 기간 연장을 요청하고 있지만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매년 인천 해역에 치어를 방류하는 등 꽃게 자원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면서 어민들도 남획을 막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천시가 금어기인 6월 11일∼8월 10일 영종도와 강화도 등 주요 항구에서 금어기 불법 어획행위를 단속한 결과 배에 알을 품은 꽃게와 대하, 낙지를 불법으로 잡아 유통시킨 어민을 12명 적발해 입건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꽃게 자원을 늘리려면 조업기간에 규정에 맞는 어구를 사용하고, 어종별 금어기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매년 인천 전체 꽃게 어획량의 25% 안팎을 차지하는 연평어장에서는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4∼6월과 9∼11월에만 조업이 허용된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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