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어선 불법조업 막아 어민들 피해 줄이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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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해경 500t급 경비함 ‘501함’, 지난해 5척 나포해 中어선들 ‘벌벌’
고의충돌 대비 등 전술훈련 반복… 가족 같은 팀워크로 실력 뽐내

501함에서 내려진 고속단정에서 나포훈련에 나선 김재성 함장(왼쪽)이 해상특수기동대원들에게 출동을 명령하고 있다. 대원들은 해상 경비업무를 마치고 인천 중구 해경전용부두에 돌아오면 며칠간 쉰 다음 다시 나포훈련
을 한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
501함에서 내려진 고속단정에서 나포훈련에 나선 김재성 함장(왼쪽)이 해상특수기동대원들에게 출동을 명령하고 있다. 대원들은 해상 경비업무를 마치고 인천 중구 해경전용부두에 돌아오면 며칠간 쉰 다음 다시 나포훈련 을 한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

4일 출범 1주년을 맞는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서특단)의 500t급 경비함 501함의 활동이 돋보인다.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경비함인 501함은 지난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배타적경제수역(EEZ) 주변에서 중국 어선 5척을 나포했다. 서특단 소속 나머지 경비함 11척은 13척을 나포하는 데 그쳤다. 전국 중형 경비함(250∼500t급) 39척 가운데서도 나포 실적 1위다. 지난해 9월 중국 어선 단속역량 경연대회에서는 해상사격과 단정(短艇)운용 전술, 개인 임무수행 능력, 기동전단 활동 실적에서 탁월한 실력을 뽐내며 종합 1위에 올랐다.

서특단에는 나포작전에 투입하는 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1000t급(1척)과 3000t급(2척) 대형 경비함이 있다. 이 대형 경비함들은 각각 고속단정을 2척씩 탑재하고 있다. 고속단정에는 중국 어선에 다가가 사다리 등을 이용해 승선한 뒤 조타실을 장악하는 해상특수기동대원이 탑승한다.

함정 길이가 62m에 불과한 501함은 고속단정을 1척밖에 탑재하지 못한다. 정원도 27명 가운데 해상특수기동대원은 9명이 전부다. 그럼에도 501함이 뛰어난 나포 실적을 올린 비결은 중국 어선 단속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경찰관들이 가족 같은 팀워크를 유지하며 훈련을 반복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1998년 순경으로 해경에 들어온 김재성 함장(45·경감)은 경비함 근무 경력만 13년이 넘는다. 고속단정을 운항하는 안준형 단정장(36·경장)은 해경에서 전투경찰로 복무하다 특채된 뒤 6년 동안 경비함 근무를 했다. 다른 기동대원들도 대부분 육군 특수전사령부나 해군 부사관으로 근무한 무술 유단자들이다. 501함만 3년째 타고 있는 이경만 경장(34)은 나포한 중국 어선의 선원들을 조사할 때 통역을 맡고 있다.

김 함장과 대원들은 해경 전용부두에서 출항하면 보통 5일은 해상에서 근무한다. 육지 근무 때는 부두에 계류시킨 중국 어선을 활용해 나포훈련을 한다. 중국 선원들이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해 기동대원이 고립되거나 중국 어선이 고의로 충돌해 고속단정이 전복됐을 경우 등 13가지 유형의 돌발 상황에 대비한 전술훈련을 거듭한다.

서특단은 올 1월 해군과 NLL 해역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막는 단속 작전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해군 2함대사령부 훈련장에서 선박 화재 진압과 선체에 구멍이 뚫려 침수되는 경우에 대비해 훈련하고 있다.

김 함장은 “서해5도 해역에서 중국 어선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조용한 편”이라고 말했다. 올 1분기(1∼3월) NLL 주변에서 불법 조업한 중국 어선은 하루 평균 3척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9척에 비해 크게 줄었다. 꽃게 성어기인 이달부터 중국 어선이 다시 몰려들 확률이 높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김 함장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우리 어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올해도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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