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으로 거듭나는 제주]‘그날의 사건’ 한눈에 볼 수있는 4·3평화공원 기념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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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봉개동에 조성된 제주4·3평화공원은 희생자를 위로하는 추모장소일뿐만 아니라 이곳에는 4·3사건의 전개과정과 진상규명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기념관이 들어섰다.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제주시 봉개동에 조성된 제주4·3평화공원은 희생자를 위로하는 추모장소일뿐만 아니라 이곳에는 4·3사건의 전개과정과 진상규명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기념관이 들어섰다. 제주4·3평화재단 제공
4·3사건의 흔적. 제주사람마다 가슴 속에 담겨 있다. 실체를 확인하려면 생존자를 만나야 하지만 쉽지 않다. 하나하나 끄집어내는 기억은 고통스럽다. 생존자나 현장을 일일이 찾아가지 않더라도 유형과 무형의 4·3사건을 마주하는 대표적인 공간이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이다. 이 평화공원 조성사업은 제주4·3사건에 대한 공동체적 보상의 하나로 이뤄졌다. 2001년부터 용지 매입, 기반 정비 등의 공사가 진행됐으며 2008년 3월 개관했다.

평화공원 위령제단과 추모광장에서 매년 4·3사건 추모행사가 열린다. 4·3희생자 1만4000여기를 마을별로 모신 위패봉안실, 정뜨르 비행장 유해발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봉안관, 희생자 신원을 새겨 넣은 각명비, 행방불명 3800여 명을 추모하는 행방불명인표석, 방문객 및 유가족을 맞이하는 초대광장 등으로 꾸며졌다. 추모행사와 포럼, 아카데미 등의 교육행사를 진행하는 다목적홀과 어린이체험장 등을 갖춘 4·3평화교육센터도 들어섰다.

위령탑은 오름(작은 화산체) 분화구를 형상화한 공원 중심부에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하는 어울림을 표현했다.

4·3평화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1455m² 규모로 4·3사건의 발발 배경과 전개과정, 후유증과 진상 규명 운동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천연동굴을 모티브로 만든 상설전시실 입구를 지나면 누워 있는 ‘백비’가 나온다. 4·3사건의 진정한 해결이 이뤄지는 날, ‘4·3폭동’의 누명을 벗고 새롭게 이름을 정의하는 정명(正名)의 날에 비문이 새겨지고 일으켜 세워질 것이다.

2관에서 4관까지는 해방과 미군정, 3·1발포사건, 초토화작전, 대량학살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각종 자료와 모형을 전시했다. 5관에서는 피해 복구, 후유증, 진상 규명 운동 등 회복과정을 보여주고 다랑쉬특별전시관은 1948년 11명의 민간인인 토벌대에 의해 질식사한 다랑쉬굴 현장을 재현했다. 이 밖에도 자연채광을 활용한 예술전시실, 기획전시실, 영상관 등을 갖추고 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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