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경조증’ 발언 정신과 전문의, 학회 제명 위기…“오만” vs “무슨 큰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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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13일 10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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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철 전문의 소셜미디어
사진=김현철 전문의 소셜미디어
배우 유아인에 대해 경조증이 의심된다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소속 학회에서 제명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학회 윤리위원회는 지난달부터 청문심사위원회를 꾸려 김 전문의 징계에 착수했다. 징계 절차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김 전문의의 제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명은 학회 차원에서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징계로 회원 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말한다.

김 전문의는 지난해 11월 말 유아인이 한 네티즌과 소셜미디어에서 설전을 벌이자 유아인을 향해 “우울증에 빠지면 억수로 위험하다”며 유아인이 ‘급성 경조증’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적었다. ‘경조증’이란 실제 상황과는 맞지 않게 넘치는 활기, 고양된 자기 존중감, 과활동성, 새로운 자극과 경험을 추구하는 행동을 보이는 병리적 정신 상태를 말한다.

당시 네티즌은 유아인에게 “냉장고를 열다가 야채 칸에 애호박 하나 덜렁 들어 있으면 가만히 들여 보다가 갑자기 ‘나한테 혼자라는 건 뭘까?’ 하고 코를 찡긋할 것 같음”이라고 썼고, 이에 유아인은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이라는 댓글을 달며 응수했다. 이후 그는 페미니즘을 주제로 누리꾼 다수와 설전을 벌였다.

김 전문의가 유아인의 댓글만을 보고 급성 경조증을 언급하자 대한정신건강의학 봉직의협회는 즉각 유감의 뜻을 밝혔다. 협회는 “정신과 진료의 특성상 개인을 진료실에서 면밀히 관찰하고 충분히 면담하지 않고는 정신과적 진단을 함부로 내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봉직의협회의 요청에 따라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소식이 보도되자 한 누리꾼은 13일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아 협회 측 결정에 공감했다. 그는 “‘전문가’의 말이기에 가볍게 쓴 글도 다들 모두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유아인을 제대로 진료해보지도 않고는 SNS에 경조증 운운한건 전문으로서 책임감을 망각한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이건 유아인이 고소해도 할 말 없지. 유명배우 이름 걸고 뭔 짓을 저지른 건지” “사람이 사람을 그것도 정신적인 면을 익명으로 상담하고 치료한다는 게 가능한 것인가” “의뢰하지 않은 남의 정신 상태를 자기만의 소견으로 온 국민 앞에 다 떠벌림. 매우 오만한 짓” 등 김 전문의를 향한 비난이 잇따랐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슨 큰 죄를 지었다고 제명인가. 미국은 정신과의사들이 단체로 대놓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신질환이 의심된다고 하더라” “언행이 바르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제명까지 시킬 일은 아니지”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김 전문의는 지난 2013년 MBC ‘무한도전’의 ‘노 스트레스’ 특집에 출연해 주목받았다.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해 한림대학교에서 전공의 수료 및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서울·경기·대구 병무청 징병전담의사, 수성구정신건강증진센터 센터장,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수사심의위원, 대동병원 정신과 과장 등을 지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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