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활기가 돈다… 지난해 12월 고용률 15년 만에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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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퇴직자 재취업 지원 활발… 에쓰오일 건설 현장에 8500명 취업
신고리원전에도 취업 알선 MOU… 울산시 ‘일자리 지원 정책’ 결실

울산 온산공단 내 에쓰오일의 정유·석유화학복합시설 건설 현장. 이곳에는 울산시 알선으로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 퇴직자 등이 하루 8500여 명씩 근무하고 있다. S오일 제공
울산 온산공단 내 에쓰오일의 정유·석유화학복합시설 건설 현장. 이곳에는 울산시 알선으로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 퇴직자 등이 하루 8500여 명씩 근무하고 있다. S오일 제공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지난해 상반기 희망 퇴직한 A 씨(52). 그의 현재 직장은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내 에쓰오일 정유·석유화학복합시설(RUC·ODC) 건설 현장이다.

이 시설은 에쓰오일이 2015년 1월부터 4조8000억 원을 들여 울산 울주군 온산읍 일대 47만5000m²에 건설 중인 대형 프로젝트다. 현대중공업에서 27년간 근무한 A 씨는 이곳에서도 전공인 용접을 하며 현대중공업에서 일할 때와 비슷한 월급을 받고 있다. 그가 이곳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울산시와 동구청, 울산고용지청이 지난해부터 추진한 조선업 퇴직자 재취업 지원과 지역 일자리 창출 유도 사업 덕분이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는 2016년부터 퇴직자가 대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선업 불황에 따른 ‘수주 절벽’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담장 안에 근무하던 인원이 호황기에는 최대 6만5000명에 이르렀지만 2016년부터는 절반으로 줄었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 동구의 인구도 한때 20만 명에 육박했으나 2016년 18만 명, 지난해에는 17만 명 선마저 무너졌다.

고용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울산시는 조선업 퇴직자 일자리를 지원하기 위한 ‘희망센터 취업 알선 프로그램’을 대응 카드로 꺼내들었다. 프로그램의 첫 대상이 바로 에쓰오일의 정유·석유화학복합시설이다. 시공사인 대림건설과 대우건설도 하루 1만4000명에서 1만6000명이 필요한 현장 인력을 안정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된 것을 반겼다. 지난해 4월부터 울산시와 동구청, 에쓰오일, 시공사 측이 간담회를 여러 번 가진 뒤 6월 조선업 퇴직자 우선 채용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에쓰오일 현장에 취업한 울산 근로자는 이달에만 8572명에 이른다. 전체 근무 인원(1만4590명)의 59% 수준이다. A 씨도 이때 취업을 했다. 울산시는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사업 수범사례 발표대회에서 이 사례를 소개해 행정안전부장관상과 1억 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울산시는 4월 에쓰오일의 건설 공사가 끝나면 신고리원전 5, 6호기 건설 현장에 조선업 퇴직자의 취업을 알선하기로 하고 조만간 한국수력원자력과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이 효과를 내면서 울산시의 고용 사정이 크게 좋아졌다. 동남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고용 동향에 따르면 울산시의 지난해 12월 고용률이 60.4%로 2016년 12월보다 1.4%포인트 상승했다. 2002년 11월 이후 15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12월 울산시의 실업률은 2.3%로 2016년 4분기에 비해 2.0%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은 2.3%를 기록한 2015년 11월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4분기 15세부터 29세 사이 청년 고용률은 40.1%로 집계돼 2016년 4분기와 비교해 3.1%포인트 상승했다. 청년 실업률은 7.2%로 2016년보다 4.5%포인트 하락했다.

박순철 울산시 일자리경제국장은 “시정의 최고 목표인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올해도 다양한 사업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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