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취업에 제한되는 ‘차별적 질병’ 아냐…스트레스 쌓이면 발병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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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8일 0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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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사진=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최근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 결핵 확진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결핵 때문에 취업에 제한이 생기거나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수험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7일 오후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와 인터뷰에서 “활동성 폐결핵이 있더라도 그것이 취업에 제한이 되는 차별적인 질병은 아니고 더군다나 잠복 결핵 상태라고 하면 이게 발병을 하지 않은 단계이기 때문에 취업에 차별을 받을 수 없게 돼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빨리 찾아내서 확인한 다음에 발병 전에 충분한 치료를 받으면 결핵 자체가 발병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빨리 치료를 함으로 인해서 나중에 정말 시험을 볼 때 문제가 생긴다든지, 아니면 시험 후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보다는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게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엄 교수는 학원들이 전염병에 취약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염 예방 시설을 갖출 의무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학원가의 특징이 일정한 공간에 가능한 많은 수험생을 들어가게 해서 많은 사람을 가르치는 구조로 운영이 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 병이 생기면 쉽게 전파될 가능성이 많다”며 “이와 관련된 환기라든지 배기의 문제, 접촉의 문제와 관련된 기준 같은 것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법령이나 기준이 없기 때문에 학원이 감염 예방을 위한 시설을 갖출 의무나 책임은 없는 것으로 돼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학원 측의 대처에 대해선 아직 비난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봤다. 이날 YTN 보도에 따르면 학원 측은 일부 수험생들에게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를 보냈지만, 그마저도 문자 1통이 전부였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일부는 결핵 환자가 발생했다는 사실 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이에 학원 측의 대처가 안이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엄 교수는 “사실 학원이 의료기관처럼 전문성 있는 기관도 아니고 주로 보건의료 전문가가 근무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은 보건 당국의 지시, 그 과정에서 협의를 했을 것”이라며 “보건 당국이 지시한 것을 잘 이행을 안 한 것인지, 아니면 보건 당국이 학원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충분히 제시 안 한 것인지는 따져봐야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결핵은 과거 ‘후진국 병’이라고 불렸다. 영양 결핍·불균형이 대표적인 결핵 발생 원인으로 꼽히기 때문. 그러나 2015년 통계청 기준 OECD 국가 중 결핵 발병률 1위는 우리나라였다.

이와 관련해 엄 교수는 “일단 결핵 자체가 정말 영양 결핍이 있는 상태에서 많이 발생한다고도 알려져 있지만 이외에도 신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누적이 돼서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오래 가면 우리 면역 체계에 문제를 줄 수 있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잠복해있던 결핵이 발병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우리 사회를 보면 수험생들이나 직장인들이 영양 상태는 좋지만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정하게 면역이 떨어지는 상황이 근본적인 원인이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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