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식 화장실터 발견…30대男·유아 ‘인골’ 4구 왜 우물에 묻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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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27일 14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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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 시설을 갖춘 8세기 통일신라의 수세식 변기가 경북 경주에서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시 인왕동 동궁과 월지(사적 제18호)의 북동쪽 인접지역을 발굴조사한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동궁은 신라 태자가 사용한 별궁으로, 이곳에서 변기와 배수시설의 흔적이 남아있는 약 24㎡ 넓이의 화장실터가 발견된것.


지름 90cm의 타원형 석조 변기 가운데는 구멍이 뚫려 있고, 변기 하부 수로를 따라 외부로 연결된다. 배수시설 바닥에는 타일 역할을 하는 전돌이 깔려 있다.

볼일을 본 후 준비된 항아리에서 물을 떠서 부으면 구멍을 통해 오물이 배출 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고대 화장실 유적이 출토된 적은 있어도 이번처럼 화장실 건물과 변기, 배수시설이 모두 함께 발견된 것은 처음입니다.

수세식 변기 외에도 눈여겨 볼만한 많은 유적들이 발견됐는데, 역시 통일신라시대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우물에서는 성인과 유아 등 4명의 인골과 동물뼈가 나왔다.

깊이가 7.2m인 이 우물에 통일신라 말기 토기와 새끼사슴을 제물로 넣고 의례를 지낸 뒤 폐기했고, 다시 고려시대에 그 위에 성인과 유아 4구를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왜 이들이 우물에 묻혔는지는 풀어야 할 수수께끼다.

장은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인골은 30대 남성과 8세 소아, 3세 이하의 유아, 6개월 미만의 아이로 분석됐는데, 모두 고려시대에 묻혔다”며 “우물을 무덤처럼 활용한 것인지, 인신공양 의례를 지낸 것인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구소측은 성인 인골 용모를 첨단기법으로 복원할 방침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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