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광화문역 ‘장애인 농성’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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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장애등급제 등 단계폐지 약속… 박능후 복지부장관 25일 현장 방문
“정부와 대화 의미”… 9월 5일 해산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 지하역사에서 5년간 장애등급제 및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주장하며 농성을 해온 장애인 단체가 다음 달 농성을 공식 종료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자 기준의 단계적 폐지를 약속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들과 직접 대화하기로 한 것이 농성을 푸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 공동행동’과 복지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25일 농성장을 찾아 복지 사각지대에서 숨진 희생자와 활동가 18명의 영정에 헌화를 하고 공동행동 측과 면담할 예정이다. 18명 중에는 2014년 2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송파 세 모녀’도 포함돼 있다. 공동행동은 다음 달 5일 농성을 끝내겠다고 밝힌 상태다. 농성을 시작한 지 1841일 만이다.

170여 개 장애인 단체와 빈곤 단체로 구성된 공동행동은 2012년 8월 21일 농성을 시작했다. 장애 정도에 따라 1∼6등급을 매겨 복지 혜택을 달리하는 장애등급제를 폐지하라고 요구하면서다. 의학적 판단보다 장애인의 경제적 사정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아무리 가난해도 직계 가족의 소득과 재산이 어느 정도 있으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될 수 없도록 한 부양의무자 기준도 복지 사각지대를 낳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24일 농성장에서 만난 공동행동 집행위원인 양유진 씨는 박 장관의 방문을 두고 “그간 묵묵부답이던 정부가 드디어 우리와 대화하기로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도 “아직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기 때문에 농성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활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광화문역#장애인#농성#박능후#복지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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