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친환경 첨단 유기농법 고수하는 ‘버섯 생산업계’의 강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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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남경오가닉팜

남경오가닉팜의 직원들이 새송이버섯 생육동에서 버섯 상태를 살피며 수확을 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남경오가닉팜의 직원들이 새송이버섯 생육동에서 버섯 상태를 살피며 수확을 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14일 오후 5시경 경남 하동군 옥종면 새송이버섯 전문 생산업체인 남경오가닉팜(대표 김익동). 회사를 감싸 안은 옥산(해발 614m) 허리엔 안개구름이 걸려 있었다. 사무동 입구에 활짝 핀 해바라기가 발걸음을 반겼다. 지리산과 가까운 옥산 자락은 깨끗한 환경에 1급 청정수인 덕천강이 감돌아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켰다.

남경오가닉팜은 친환경, 첨단 유기농법과 탄탄한 기술력으로 버섯 생산업계의 강자로 우뚝 섰다.

김 대표는 “새송이와 만가닥버섯 생산 규모에서 영남권 수위를 다툰다”며 “경북 청도의 남경농산을 포함해 연간 매출액이 80억 원을 넘는다”라고 말했다. 두 회사 임직원은 60명.

남경농산 새송이는 코스트코,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같은 대형 유통업체에 주로 납품한다. 남경오가닉팜은 일부만 국내 시장에 팔고 대부분 네덜란드, 스페인, 독일, 러시아로 수출한다.

최근엔 미국과 동남아에 이어 호주 바이어가 다녀갔고 첫 수출 물량 6t을 선적했다. 지난해 수출 실적은 150만 달러를 넘어섰다. 100만 달러 수출탑도 받았다.

6만 m²로 넓은 회사의 서쪽에 있는 살균동 지붕에서는 수시로 스팀이 뿜어져 나왔다. 톱밥과 곡물 껍질을 담은 병을 뜨거운 김으로 완전 살균하는 과정이다. 버섯 재배의 첫 단계인 살균이 끝나면 식혀서 종균(種菌)을 접종하고 이를 배양실로 옮긴다. 배양실에서 35일간 머문 다음 생육동으로 이동해 20여 일간 자란다. 전체적으로 60일 안팎이면 상품이 나온다.

2400m² 크기인 2개 동 배양실의 온·습도 조절과 적재, 세팅은 모두 자동으로 이뤄진다. 생육동은 면적 140m²에 24개 동. 예랭실과 작업장, 저장실이 완비돼 있다. 김종민 관리부장은 “외부 오염균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모든 공정에 최소 인력만 투입한다”며 “종균 배양부터 포장까지 엄격하게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저온재배를 통해 육질이 단단하고 모양이 일정하며 청정한 버섯을 생산하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회사의 대형 건물과 자동화설비는 버섯농장이라기보다는 ‘버섯공장’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날 오후 6시 10분경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밝은 표정으로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이들은 우리말로 인사도 건넸다. 캄보디아 출신 12명, 베트남 출신 5명을 포함해 이주노동자 20명이 일하고 있다. 성실하고 숙련도도 뛰어나다고 한다.

하동 출신인 김 대표는 경상대 농대를 졸업하고 자동차 판매업을 하다 15년 전 귀향했다. 버섯에 인생을 걸기로 했지만 처음엔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단다. 이후 대학교수와 전문가에게서 기술을 배워 뚝심 하나로 규모를 키웠다. 무농약 농산물인증, 글로벌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 네덜란드 품질인증, 미국 유기농인증, 캐나다 버섯수출인증도 받았다. 신기재 배양소장, 임남수 배양실장은 ‘버섯의 달인’을 꿈꾼다.

지리산 청정농산물 생산과 수출에 정성을 쏟는 윤상기 하동군수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신현배 상무는 “자동화된 최신식 설비와 품질인증, 그리고 우수 인력을 토대로 수출 300만 달러, 내수 70억 원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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