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관광 메카’로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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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동에 ‘누들 플랫폼’ 조성 등 4개 전략사업에 234억원 투입
강화도 등 시티버스도 운영하고 월미관광특구 활성화 사업 추진

인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시티투어 버스에 오르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 관광서비스 개선을 위해 특화버스(하프톱 2층버스) 4대를 도입한다. 인천시 제공
인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시티투어 버스에 오르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 관광서비스 개선을 위해 특화버스(하프톱 2층버스) 4대를 도입한다. 인천시 제공
인천은 한반도에 근대적 ‘누들(noodle·국수) 문화’가 처음 형성된 곳이다. 제물항(옛 인천항)의 중국인 하역 노동자를 위한 짜장면이 만들어졌고 국내 최대 밀가루 공장과 쫄면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개항과 함께 면(麵)의 문화를 만든 인천이 국수를 매개로 한 문화 관광사업에 힘을 쏟는다. 관광객의 필수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누들의 역사성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뜻이다. 인천시는 중구 관동 신포동 북성동에 들어설 누들 플랫폼과 누들 테마거리 같은 4개 전략사업에 234억 원을 투입한다고 5일 밝혔다.

인천과 누들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짜장면은 1890년대 중국 산둥(山東) 일대에서 온 쿠리(苦力·하역 인부)가 인천항 부둣가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춘장에 면을 비벼 먹은 것이 시초다. 1905년 중구 선린동(현 차이나타운 내)에 짜장면을 상업적으로 처음 판매한 ‘공화춘’이 문을 열었다. 공화춘 창업자의 3세가 지금도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다.

1970년대 초 중구 경동의 국수공장에서는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한 직원이 면발을 뽑는 사출기를 잘못 끼우면서 우연찮게 쫄면을 선보이게 됐다. 국수공장 주인은 하자품인 이 굵고 질긴 면을 분식집 주인들에게 선심 쓰듯 나눠줬다. 이 면의 쓰임새를 고심하던 분식집 주인들은 채소, 고추장과 버무려 쫄면을 만들었다. 중구 신포동과 용동은 칼국수 거리로도 유명했다. 시는 이런 역사성를 살려 누들 콘텐츠와 누들 인프라를 개발할 계획이다. 내년 8월 문을 열 누들 플랫폼에는 제면소와 수타(手打) 시연실, 자영업자나 시민을 위한 누들요리 강습실이 들어선다.

누들 테마거리에는 마차상(馬車商)을 유치하려 한다. 실크로드의 요충지인 중국 란저우(蘭州)에서는 매일 오전 마차상에서 파는 육우(肉牛)면을 먹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중구에서도 이런 모습을 재현하려는 것이다.

시는 국수 관광을 오는 사람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시티투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천장을 반쯤 열고 달리는 하프톱 2층버스 4대를 도입한다. 강화도 시티투어 코스는 다음 달 신설된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인천국제공항과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순환형 시티투어는 10월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붕 없는 박물관인 강화도의 관광 인프라도 크게 확충된다. 강화나들길 5개 코스(약 40km)에 탐방로와 평상, 쉼터를 보강해 ‘명품’ 걷기 코스로 꾸민다. 다음 달 내가면 일대에는 야영장 63면과 부대시설을 갖춘 친환경 캠핑장이 개장한다. 마니산에는 하늘전망대, 단군광장, 개천마당이 설치된다. 길상면에 들어서는 국내 최대 가족형 테마 관광지에는 2018년 스키장이 문을 열고, 2020년까지 콘도미니엄을 비롯한 테마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된다.

수인선 개통 이후 관광객이 늘고 있는 월미도 일대에 142억 원을 투입해 관광특구 활성화 사업을 진행한다. 시민에게 개방된 인천항 내항(內港) 8부두에는 ‘만국 야생화 정원’을 조성한다. 인근 개항장 초입에 위치한 한국의 첫 호텔(대불호텔) 터에서는 한국 근대 호텔 전시장이 다음 달 문을 연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신포동 누들 플랫폼#월미관광특구#국수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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